지난 몇번의 무등산 포스팅에서 댓글을 달아주신 몇 몇분의 글을 보고 많이 놀랐다.
무등산에 와서 광주사람들에게 무등산 춘설차밭이 어디에 있는지 물었는데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었으며, 글쓴이가 증심사로 가다 들은 말에도 의재 허백련의 묘소와 춘설헌에 대해서 물었는데도 모르는 사람들이 있더라능..
하여, 증심사로 올라가는 입구에 문빈정사가 뭐하는 절인지, 무등산 원효봉은 어디에 있고, 의상봉은 또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무등산이 국립공원이 된 이후 전국 각지에서 무등산을 보고자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무등산을 보여주고 싶은 의욕과 책임감이 생겨났다.
사실 나 자신도 광주에 50년을 넘게 살면서도 무등산에 대해 잘 모른다. 그런것은 아마도 오랜세월 무등산이 군통제선 내에 있어 일반인의 출입을 어렵게 한 이유도 있을 것이고, 무등산 하면 서석대와 입석대 위주로 널리 알려진 것도 한 이유가 될 것이다.
그러나 무등산은 입석대와 서석대만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수 많은 문화와 역사, 예술이 함께 어우러져 하나의 거대한 산으로 되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대다수이기에 무등산을 사랑하는 광주사람의 한 명으로 제대로 된 안내서를 내 블로그를 통해 널리 알려보고자 무등산 구석구석을 찾아서 라는 기획시리즈를 연재하게 되었다.
이 시리즈는 지난 1부 5편(원효사,얼음바위,서석대,입석대,새인봉)에 이어, 2부 1편(중머리재와 백암사터,봉황대), 3부 4편(문빈정사와 증심사, 의재허백련과 춘설헌,광주전통문화관, 의재로를 따라간 미술관여행), 4부 5편(규봉으로 가는길, 규봉암, 지공너덜과 장불재, 중봉, 덕산너덜과 토끼등, 바람재, 늦재)에 이어 5부 부터는 무등산 외곽의 무명봉과 옛길, 나무꾼길, 역사의 길, 의병 길을 거닐고, 그외 무등산 자락의 보물같은 문화, 역사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한다.(사진은 무등산 의상봉에서 바라본 원효봉)
1편에 지산유원지의 추억이 서린 리프크카에 이어 늦재로 왔다.
늦재는 중봉에서 내려선 능선이 동화사터를 지나 이곳까지 이어졌으며 이곳에서 다시 원효봉으로 올라 배재로 내려서서 덕봉 군왕봉 삼각산 등지로 이어진다. 거리도 늦재에서 충장사까지 원효사를 거쳐 옛길1구간으로 간다면 4.3km가 걸리고 원효봉으로 바로 올라 충장사로 간다면 2.4km면 갈 수 있다. 그런데 왜 원효봉으로 가는 이정표가 없을까?
원효봉은 늦재 이정표에서 방향을 가르키지 않는 봉분이 있는 길로 오른다.
타이틀 사진에 나와 있는 봉우리가 원효봉으로 이 사진은 원효봉 건너편인 의상봉에서 원효사가 있는 원효봉을 찍은 것으로 이번 시리즈에 이어 다음 시리즈에서 소개할 때 나오지만 사진을 당겨서 썼다.
입구까지만 나무벤치등 휴게시설이 있어 그런데로 많은 신경을 썼으나....
오래된 암자터로 보이는 이곳에서 부터는 상황이 달라진다.
곳곳에는 작년 여름 태풍 볼라벤과 덴버의 영향으로 쓰러지고 꺾여 부러진 나무가 널브러져 있고,
기묘하게 생긴 바위들에서 음습한 기운이 돈다. 동행한 친구말을 빌리자면 마치 고인돌 같다고...
허리가 부러진 주상절리가 보이고,
오래되어 폐허가 된 신전을 탐험하는 기분이다.
공룡의 등 지느러미 같은 봉우리들을 지나..
바위들의 군락지도 지나고.
집채만한 바위도 만나고,
그 뿌리부터 얼마나 큰지, 친구와 비교해 보고...
이곳에 마애여래불을 새겨 놓았다면 딱인듯 싶은 바위 군상들...
산죽과 솔숲을 지나
마침내 원효봉(564m)정상에 서다.
서래야 박건석님도 다녀갔고,
나도 무엇인가를 남기려다가...쓸 종이와 펜이 없어 관둔다..ㅎㅎ
정상에서 조금 더 진행하면 삼각점이 나타나고.
원효봉과 삼각점 사이에 원효봉보다 더 높은 바위 봉우리가 나오지만 바위인 관계로 정상이라 칭하기가 어려운 모양이다.
거대한 나무 주검이 길을 가로막고
밑에서 보면 훨씬 더 웅장할 것 같은 바위지대를 지나...
쓰러져 길을 막고 있어도 꾿꾿히 지나가고..
그래도 길이 없으면, 둘레를 찾아보아서,
이렇게 돌아가고,
아니면 길이 아닌 곳을 만들어서 가면 되고,,,
한참을 빙 돌아 다시 등로와 만나고.
마치 폭격맞은 봉우리 처럼 사방 팔방에 쓰러진 나무들을 헤쳐 나오느라 기진맥진..ㅎㅎ
아마도 태풍때문은 아니겠지만 그 전부터 공원관리사무소 인력의 손이 닿지 않아 원시림을
그대로 꺽어져 있든 쓰러져 있든 간에 자연 상태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 사람의 손때를
덜 묻은 것 같아 한 편으로는 기쁘고,,,
또 한 편으로는 빠른 길이 있음에도 널리 알리지 않는 것은 아마도 음습한 기운이 감도는
형용할 수 없는 오싹함이 있기 때문일까?
그래서 원효봉 정상에서 1.4km를 가끔 뒤도 돌아보며 쉼없이 달려올 무렵 나타난 첫 이정표가 무지하게 반갑더라능.
이곳에서 충민사와 장원봉 방향은 늦재에서 시작하여 장원정까지 6.5km에 이르는 무등산 순환로이다.
그렇다면 지도에는 없지만 무등산 순환로로 안내도에 있기에 지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등로를 폐쇄할 생각이 없다면 관리가 대대적으로
필요한 코스라 하겠다.
우린 무등산 순환로를 따라 차량이 주차되어 있는 장원삼거리까지 가도 되나, 무등산 옛길 3구간인 나무꾼의 길을 찾아 내려가기로 하고
충장사로 내려간다. 충장사로 가는 길 방향으로는 이정표가 없다.
도로를 건너면 우측으로 충장사이고 도로표지판에 나와 있는 이정표의 무등산은 무등산 원효사지구(무등산 산장)를 말 한다.
도로에 있는 안내도이다. 늦재에서 내려와 옛길 순환로를 지나 옛실 1구간과 만났으나 충장사 표시는 있어도 옛길3구간 표시가 없다.
물론 안내도가 옛길 순환로이지만 옛길 1구간과 3구간이 겸하는 곳도 있으니 하나의 안내도에 표시해 놓았다면 옛길3구간으로 가는 길을
찾았을 것이다. 광주 사람인 나도 옛실 3구간을 못 찾았는데, 외지인인들 어떠하리~~~
※옛길 3구간은 옛길 1구간의 주막터와 청풍쉼터 사이로 빙돌아 나와 길을 건너 장원봉 방향으로 간다.
안내도 옆에 있는 이정표이다.
원효사 방향에서 산수동까지가 옛길 1구간이고, 옛길3구간은 역사길만 표기되어 있지 나무꾼 길은 어디로 가는지 설명이 없다.
출발점과 도착점은 있겠지만 중간에 합류하는 사람들을 위한 정확한 안내도와 이정표가 요구되는 곳이다.
옛길 3구간 역사길의 반대쪽 방향이든 산수동쪽이든 3구간은 여기까지 이어져 왔어야 하나 이곳에서 증발해 버린 것이다.
결국 옛길 3구간으로 가는 길을 찾지 못해 산수동방향인 옛길1구간길로 가다가 옛길 3구간으로 가는 길이 나올 것으로 보고 가 본다.
오래전 주막터로 사용되었던 터의 정자를 지나
계속 잣고개 방향으로..
이럴 줄 알았다면 옛길 순환로로 갈 것을...ㅎㅎ
주막터 안내문
오주막터에서 바라본 좌 원효봉, 중간 멀리 낙타봉, 우측 평두봉.
화장실도 근사하게 생겼고..
연리지나무도 보고..
이윽고 덕봉에서 내려오는 옛길3구간을 만난다.
이 길이 나무꾼의 길로 먼 옛날 우리 선조들이 나무를 하러 다니는 길이란다. 그러나 지금 이 길로 지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편하디 편한 옛길 1구간으로 충장사에 갈 수 있는데 오르기 힘든 덕봉을 거쳐 충장사로 다시 가니 모두들 외면하는 것은 아닌지..
옛길 3구간 입구에 체력이 약한 사람은 오르지 말고 1구간으로 충장사를 갈 것을 오히려 권하고 있는 판이다.
청풍쉼터
이곳도 광주 사람들의 대표적인 데이트코스에다 나들이 장소이다.
주변에 4수원지도 있어 학창시절 포충사와 더불어 단골로 다니던 소풍코스였다.
지금은 옛길 1구간중 이 곳을 다른 말로 김삿갓의 길이라 부른다.
김삿갓(김병연 金炳淵 1807~1863)은 말년에 물 맑고 산 좋은 무등산 자락에 머물려 많은 시를 남겼으며 화순 물염적벽에서 생을 마쳤다.
그가 남긴 무등산에 관련돈 시
無等山高松下在 무등산이 높다하되 소나무 아래에 있고,
赤壁江深沙上流 적벽강이 깊다하되 모래위에 흐른다.
청풍쉼터를 나서면 산수동 옛길1구간 시작점까지 2.4km
청풍쉼터의 모습
연인의 길, 약속의 다리라는 청암교를 지나...
우측으로 4수원지
좌측으로 무등산 자락
청암교에서 바로 보이는 봉우리가 덕봉으로 저산을 넘어야 옛길 3구간을 갈 수 있다.
무진고성의 동문지를 지나며 붙어있는 사진을 보니..
무등산 증심사와 춘설차밭의 옛모습.
그리고 무등산 증심사지구의 명물 당산나무 사진이 걸려있다.
무진고성의 동문지 흔적으로 백제시대때부터 있었으며 광주를 지키는 무진고성의 동문으로 이곳에서 광주사람들은 무등산곡이라는 노래를
지어 불렀고, 견훤과 함께 새 세상을 꿈꿨다고 한다. 광주시가지에서 무등산을 오가는 성문으로 광주의 관문이나 마찬가지였다고...
약수터가 있으나 음용은 불가능..
소금장수 묘에서 돌로 통통 두드리고 세번 절을 했더니 신통방통하게도 여기까지 걸어온 다리의 피로가 말끔히 사라졌다능...ㅎㅎ
그런데 주변에 통통 두드릴만한 돌이 없어 후참에 이쪽으로 지나게 되면 통통 칠 만한 자그마한 돌을 하나 가져다 놓아야 겠다..
이곳은 간벌인지 지난 태풍에 넘어진 나무를 베고 있는 것인지 말끔하게 정리하고 있는 중.
무등산을 향해 온 팔을 다 벌리고 있는 기묘한 나무..
그 아래 안내판에는 소금장수 길이라 쓰여있다.
벌써 봄이 오기 시작하는가?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고.
잣고개에 있는 무진고성
이 성터는 잣고개 건너편의 장원봉에서시작하여 잣고개의 장대봉과 4수원지 안쪽의 산 능선을 따라 쌓은 남북 1,000m와 동서 500m,
둘레 3500m의 타원형 산성이라고..바깥쪽은 돌을 쌓고 안쪽은 흙과 돌을 채웠으며, 1988년부터 2년간에 걸친 발굴조사결과 신라시대 하대에
처음 쌓았다가 몇번 부분적으로 고쳐 고려시대까지 사용했다고 한다. 성을 쌓은 시기에 광주가 무진주였기에 무진고성이라 부른다.
여기서 보니 빛고을 광주를 한 바퀴 빙 도는 81.5km에 이르는 산들길이 또 있다..
현재 진행형이며 북구 용산교에서 삼각산 잣고개까지 길이 우선 개방되었으며 나머지 구간은 2014년 부터 연차적으로 개방한다고 하니
제주도 올레길이나 지리산 둘레길 처럼 빛고을 광주를 한 바퀴 빙 도는 걷기 매니아들에게는 희소식일 듯...
이젠 비석도 무등산 도립공원에서 무등산 국립공원으로 바뀌어야 겠지?
잣고개에서 산수동으로 내려서는 이 길이 무등산 옛길1구간..
우린 차량이 장원삼거리에 있는 관계로 전망대를 지나 도로를 따라 내려가기로 한다.
왼쪽으로 난 계단을 따라 장원봉으로 올라 내려가도 되지만 전망대의 추억을 살려보기로 했다..ㅎㅎ
오래전 부터 광주 사람들 최고의 데이크 코스 중 하나인 무등산 잣고개 전망대...
이곳에서 바라보는 낙조는 광주 8경에 들어갈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참고로 광주8경은 1경 무등산의 사계(四季), 2경 구 도청앞 광장과 충장로 야경, 3경 사직공원의 해맞이, 4경 월드컵경기장의 달맞이,
5경 빙월당과 황룡강 물안개, 6경 포충사와 대촌들녁, 7경 잣고개 야경, 8경 중외공원 문화산책로 등이다.
서구 8경은 1경 만귀정, 2경 금당산, 3경 풍암호수, 4경 서창들녁 낙조, 5경 용두동 지석묘, 6경 양동시장,7경 운천사 마애여래좌상,
8경 518기념공원으로 다른 자치구에는 8경이 유감스럽게도 없다.
그라나 누가 선정했는지...참으로 안타깝다. 민주성지인 광주에서 518국립묘지가 빠지다니...
장원봉 산책로 참고
오늘 나를 따라 장원삼거리에서 출발하여 거의 15km길을 같이 탐방길에 나선 친구 고마웠어...ㅎㅎ
다음 탐방은 오늘 탐방에 이어 바로 다음날 다른 친구들과 같이 무등산 의상봉, 의병길, 옛길3구간 중 역사길을 따라가며 만나는 풍암정과 도요지,그리고 김덕룡장군의 생가터와 천연기념물 왕버들나무, 그리고 무등산 호수생태원으로의 탐방을 이어간다.
(글 : 포토뉴스코리아 simpro) 트위터 ☞ http://twitter.com/huhasim
지도:4]
'무등산 해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무등산 의병길과 풍암 김덕보 삼형제의 구국충정(무등산 구석구석을 찾아서 5부4편) (0) | 2016.01.15 |
---|---|
[스크랩] 무등산 원효8경 의상봉을 아시나요?(무등산 구석구석을 찾아서 5부3편) (0) | 2016.01.15 |
[스크랩] 무등산 지산유원지 리프트카의 추억(무등산 구석구석을 찾아서 5부1편) (0) | 2016.01.15 |
[스크랩] 자연이 만든 무등산의 신비경, 덕산너덜(무등산 구석구석을 찾아서 4부5편) (0) | 2016.01.15 |
[스크랩] 무등산 최고 전망대 중봉과 S라인 억새평전(무등산 구석구석을 찾아서 4부4편) (0) | 2016.0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