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을 보내는 아쉬움을 송년산행으로 달래고자 2012년 12월30일 무등산에서 친구들과 조촐하게 마무리 산행을 가졌다.
이 날 산행은 원래 토요일에 가려했던 것을 토요일 밤부터 광주지방에 눈이 내린다고 해서 하루를 늦추다 보니 많은 수의 친구들이
개인사정으로 빠지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친구 네명과 친구의 직장동료 등 모두 10명이 무탈했고 즐거웠던 2012년의 산행을
무등산에서 조용히 마무리하게 되었다.
오늘 산행은 12월 27일 국립공원이 된 무등산을 기념등반하는 것으로 원래는 원효사지구에서 출발하여 옛길 2구간을 따라 서석대에 올라
입석대를 거쳐 장불재 - 작전도로 - 늦재삼거리 - 원효사지구로 오려고 했으나 눈으로 인해 빙판길로 변한 산장도로가 차량통제가 이루어져
시내버스가 올라갈 수 없게 되다보니 어쩔 수 없이 차를 돌려 증심사지구로 오게 된 것이다.
그런 관계로 도로에서 시간을 많이 지체하게 되었고 점심도시락도 싸지 않은 관계로 무등산 서석대에 오르지 못하고 중머리재코스만 다녀
오게된 것이다.
그래서 오늘 코스는 무등산 초심자 전통코스인 증심사지구 - 증심사 - 중머리재 - 토끼봉 - 증심사지구를 탐방하게 될 예정이며, 전체거리는
약 7.2km에 3시간이 걸리는 코스이며 증심사지구에 있는 사찰 문빈정사에서 중머리재를 거쳐 장불재까지 가는 등산로를 고 노무현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등산한 코스여서 노무현 등산로라고 한다.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무등산은 참으로 다양한 코스의 등산로가 사방팔방으로 갈라져 있다.
그러다 보니 국립공원이 된 무등산은 등산로의 정비를 통해 지정로와 비지정로를 가르게될 것이고
위의 등산로중 상당수가 폐쇄될 것으로 예견된다.
그런 관계로 서둘러서 무등산 전역을 다 둘러보려면 포스팅 된 곳을 빼놓고도 앞으로 10번은 더 와야 할 것이다.
무등산이 국립공원이 된 뒤 처음 맞이하는 일요일이서 그런지 무등산은 그야말로 함박눈이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수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
하지만 주말이나 주일이면 평소에도 이 정도 인파가 몰리니 놀랄일도 아니다. 무등산의 연간 탐방객은 도립공원임에도 700만명 정도로
북한산 국립공원에 이어 두번째로 많이 찾는 곳이라고 한다. 이제 국립공원이 되었으니 무등산국립공원은 연간 탐방객 1000만명 시대를 넘어
북한산국립공원을 추월할 일만 남은 셈이다.
지리산이 1967년 제1호로 국립공원이 되었으니 무려 45년만에 21번째 국립공원이 탄생한 셈이며, 월출산 이후로도 20년만에 탄생한 것이다.
무등산 국립공원의 심장이 될 곳..무등산공원 탐방안내센터. 이제는 명칭부터 바꿔야 할 듯.
이곳 1층은 무등산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더불어 역사,문화를 알 수 있는 전시관이 있다.
오늘은 패스하지만 후참에 다른 산우님이나 여행자들을 위해 포스팅할 주요 전시안내센터이기도 하다.
무등산 등산로가 처음으로 갈리는 곳. 증심교..
이곳에서 좌측은 토끼등과 바람재로 올라가는 곳.
우측은 증심사를 거쳐 중머리재를 통한 장불재 - 서석대 - 입석대 방향과 약사사를 거쳐 새인봉으로 올라갈 수 있다.
의재미술관은 의재 허백련선생과 더불어 별도 포스팅 예정이므로 패스.
의재미술관을 지나자 마자 증심사입구가 나오고 그곳에서 좌측 중머리재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우측은 약사사와 새인봉 방향. 새인봉 역시 무등산을 찾는 수 많은 사람들이 즐겨찾는 코스임을 사진에서도 알 수 있다.
우리는 증심사앞을 지나 중머리재로 계속 고고씽이다. 여기까지는 아이젠 착용하지 않고도 올 수 있지만 증심사에서 출발할 때는
아이젠을 착용해야 안전하게 올라갈 수있다.
의재미술관앞에서 200미터 올라오면 증심사 일주문이 보이고...
좌측으로 부도전을 바라보며 계속 고고씽
증심사 취백루 멋들어진 누각을 바라보고, 중머리재로 오르기 시작한다.
당산나무 못 가서 교회기도원 건물이 파르르 떨고 있는 곳을 지나.
광주 무등산의 사랑방 당산나무에 도착한다.
이곳에는 커다란 당산나무가 두 그루 있으며 우측 당산나무는 수령이 700살이나 된다.
쉼터도 두군데 마련되어 있어 다리쉼과 에너지를 보충하고...
당산나무 우측으로 새인봉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서 있고,
나무들은 온통 쑥버무리를 하고 있어 보는 눈을 즐겁게만 하고 있다.
증심사입구를 출발하여 30여분 올라서면 구대피소가 나오고,
이곳에는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벤치와 나무 그늘이 있어 한 여름 다리쉼으로는 그만이다.
그리고 또 새인봉에 이어 두개의 추모비가 있는데...
오세근 산악인은 1972년 4월 마나슬루 등정 때 6,500m지점에서 눈사태로 생을 마감했다. 당시28세
정성백 산악인은 1990년 7월 낭가파르바트 정상공격 중 8,000m지점에서 추락하여 생을 마감했다 당시 25세.
두 산악인은 모두 이 지역 산악인들로 어렸을 때 부터 오르던 무등산에 산악인의 친구, 산우 들이 추모비를 건립해 놓은 것이다.
항상 이곳을 지나칠 때면 가급적 최대한 예를 갖추고 올라간다. 특히 정성백 산악인은 고교 선배이기도 하기에...
눈이 호복하게 내린 날은 중머리재 바로 앞 부분 이 곳은 눈꽃 터널이 되지만 오늘은 두터운 눈 송이가 다 떨어지고 없다.
중머리재 입구에 있는 이정표는 토끼등과 증심사로 길이 갈림을 알려주고 있으며, 여기에 쓰여진 공원관리사무소는
원효사 지구의 공원관리사무소를 말한다. 증심사지구와 헷갈리기에 괄호안에 원효사지구라고 쓰는 것이 더 이해가 빠를 것이다.
우리가 가야할 코스는 증심교에서 중머리재 앞까지 2.7km를 올라왔기에
중머리재에 올라 잠시 쉬웠다가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 백운암터 - 토끼등 - 증심교 방향으로 하산할 예정이다.
하지만 모두들 도시락을 준비해 오지 않은 관계로 토끼등 못가 증심사로 빠지는 등로를 따라 내려가기로 계획을 바꾸었다.
증심사지구 버스주차장에서 중머리재까지는 약 3.6km로 1시간 30여 분이면 오를 수 있다.
무등산을 조망할 수 있는 첫 번째 능선으로 이곳에서 장불재 방향, 바람재를 거쳐 원효사 방향, 서인봉을 거쳐 새인봉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안부가 되겠으며, 광주 시내와 무등산의 각 줄기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최고의 명당자리로 광주 사람들은 대개 무등산을
각자 다른 시간에 출발했다면 보통 이곳 중머리재애서 만나자고 약속들을 한다.
또한 중머리재에 오르는 동안 묵묵히 발 앞만 보고 오르다 중머리재에 도착하여 비로써 고개를 들게 되므로 이곳에서 가끔 친구나 친척들을
만나는 일도 생기기에 광주 사람들은 중머리재를 만남의 장소라고도 부르며 주변에 약수가 있기에 무등산 일몰이나 일출을 보려는 사람들의
비박처로도 유명하다.
중머리재(586m)에서 바라본 중봉(910m)방향의 용추봉과 구름에 가린 장불재와 서석대 방향
이쪽은 중봉 반대방향으로 바로 보이는 봉우리가 서인봉이고 천왕봉에서 시작한 능선이 우측으로 중봉 - 중머리재 - 서인봉 - 새인봉으로
따라 내려감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중머리재에서 바라본 광주 시가지
이쪽은 용추계곡으로 계속 내려서면 2수원지가 나오고 화순으로 가는 국도를 만날 수 있으며
멀리 보이는 높은 봉우리는 화순 만연산.
무등산 방향으로 우로 부터 장불재
중앙의 용추봉
좌측의 KBC와 MBC송신탑이 있는 청심봉까지 한 장면에 담을 수 없음이 아쉬울 뿐이다.
오늘 산행에 나선 친구들과 한장기념으로 남기고, 우측이 글쓴이.
이제 중머리재에서 토끼등 방향으로 내려서서 증심사로 하산한다.
이곳은 덕산너덜지대는 아니지만 이 역시 상당한 규모의 너덜지대로 덕산 너덜은 이것의 몇 십배는 된다.
백운암터를 지나고
증심사계곡의 시작은 광주천의 발원지인 샘골로 그 주류는 중머리재(586m)에 있다.
그리고 지류인 백운암터(540m)에서도 물은 흘러 증심사계곡으로 흘러 내린다.
그렇지만 중머리재보다 더 높은 동화사터(800m)에서도 물이 흘러 백운암터 방향으로 흐른다는..
그렇다면 광주천의 발원지는 대체 어디인지?^^
백운암의 넓다란 터는 1950년대말 만 해도 양떼를 방목했던 선부목장이 있던 곳이다.
당시만 해도 자연보호나 산림보호와는 상관없이 오로지 먹고 살기 바쁜 세상이었다 보니 이렇게 무등산 중턱인 뱀골까지
올라와 목장을 만들고 양떼를 길렀던 것이다. 그 선부목장이 언제 없어졌는지의 기록은 없지만 1967년 동아일보 신문에는 목장에 관한
기록이 남아있다.
이윽고 봉황대 사거리(475m)가 나오고 이곳에서 토끼등 방향으로 100m만 가면 봉황대가 나온다.
대한산악연맹 광주광역시지부 등 주요 산악회에서 시산제를 지내는 천제단은 사거리에서 100m밖에 안되지만 후참에 들르기고 하고..
봉황대(460m)도착
봉황대는 바로 앞의 천제단에서 제를 올리고 이곳에서 봉화를 올렸는데 언제적인지 봉화대가 봉황대로 바뀐 듯
무등산의 곳곳이 그러했듯이 이곳에도 1970년대 초반 무등산이 도립공원으로 지정되기전에는 무당이 암자를 짓고 살았다고...
무등골 무명의 혼탑비(魂塔碑)가 세워져 있다.
이 비는 언제인지 모르지만 봉황대에 세워져 있던 '무명의 혼'을 기리는 목비가 풍우에 곧 넘어질 듯 서있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무등산을 사랑하는 모임 '목우회' 회원(강성수, 김창호, 박영철, 송일근, 심재균, 양동원, 이계곤, 주영후)님들이 사비를 들여
2009년 11월 20일에 입비식을 갖고 산신제를 비롯 영혼을 봉안하는 제사를 지냈으며, 매년 현충일에 추모제를 올린다고 한다.
탑에 새겨진 추모사에는 이렇게 쓰여있다.
무등의 의로운 기상 찬란히 빛날 때
가장 먼저 의롭게 떨쳐 일어 선
무등산의 이름없는 의혼義魂의 뜻을 기리고자
언제 부턴가 여기에 하나씩 둘씩 돌을 쌓아
탑이 되었으니, 민주의 성지로 길이 전하고자 한다.
눈이 다 녹으면 봉화대의 흔적을 찾아보고 싶어진다.
봉화대에서 의재미술관쪽으로 하산한다.
원래계획은 토끼등으로 돌아 증심사지구로 하산예정이었지만, 모두들 도시락 준비를 안 한 통에
서둘러 내려가기 위해 더 짧은 코스로 질러가게 된 것이다.
증심사근처로 거의 다 오니 하늘의 구름이 벗겨지면서 파란하늘이 보이기 시작한다.
설경은 이렇게 파란하늘이 배경이 되어야 더욱더 멋있는 사진이 나온다는 것 쯤은 이제 삼척동자도 알 것인데
오늘은 출발부터 하산할 때까지 조망제로, 시계제로인 눈바람 운무속 산행이 되어버려 애초에 생각했던 멋있는
장관이 하나도 없게 되었다.
그래도 산행 끝무렵이라도 이렇게 날씨가 좋아져 파란하늘을 볼 수 있어 천만다행이다.
증심사입구에 도착하면 오늘 산행의 종지부를 찍는다.
여기서부터는 편한 아스팔트길로 아이젠 벗고 스틱접어 넣고 내려가면 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증심사지구 버스정류장까지는 약 1.6km가 되겠다.
무등산 증심사 사천왕문을 지나 주차장까지 터덜 터덜 걸어가지만 눈이 아직 안 녹아 조심히 걸어가게 된다.
증심사 계곡
무등산 등산코스는 상당히 많다.
아래 지도를 보면 사방 팔방으로 난 등산로가 무등산을 여러군데로 찢어놓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중머리재에서 토끼등을 거쳐 바람재로 빠지는 등로에서 증심사지구로 내려서는 길이 복잡하게 엮여있어
차후에 여러곳의 길이 폐쇄될 가능성이 있다.
그 길들을 비지정등로로 제한되기 이전에 무등산을 다 돌아 기록으로 남기고자 하는데 이제 3분의 1도 못했으니
언제 다 할까...
다음에는 무등산 증심사로 올라가는 의재로를 빛내고 있는 문화, 예술의 현장을 찾아 탐방하는 시간을 갖기로 한다.
그곳에는 연지미술원, 우제길미술원, 현대미술원,전통문화원,의재미술원과 그의 유적지 등 예향빛고을 광주를 빛내는
주옥같은 미술관들과 의재 허백련의 체취가 남아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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