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을 막는 가장 전통적이고 교과서적인 방법은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이란 '화폐의 단위당 구매력이 하락하는 화폐적인 현상'이므로 화폐가치 하락기에 상대적으로 실물자산의 가치는 상승하게 된다.
한국과 미국의 물가상승률, 그리고 각 투자자산의 상관관계를 봤을 때, 실물자산인 상품 혹은 부동산과 인플레이션이 가장 큰 정비례관계를 가지며 이러한 경향은 최근 더욱 강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또한 이러한 물가상승은 일반적으로 경기 회복국면, 혹은 호황국면에 나타나므로 주식 또한 크지는 않지만 일부 헷지 기능을 갖는다. 반면, 일반적으로 물가 상승기에는 금리가 인상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채권의 투자매력은 하락한다.
그렇다면 어떤 상품이 가장 인플레이션 헷지 효과가 클까?
우선 화폐가치와 가장 큰 반비례 관계를 갖는 상품은 금이다. 금은 고유의 가치를 가진 ‘진정한 돈’으로 달러가치가 하락하거나 전쟁, 더블딥 등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때 그 가치가 급등하는 특징을 가진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금은 혼란기에 가치를 불리는 상품이기 때문에 물가가 안정적으로 올라갈 때는 큰 폭의 오름세를 기대하기 어렵다.
현재 금융위기 이후 금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역사적 고점을 돌파한 상태이며, 불확실성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고자 하는 수요가 많기 때문에 향후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고 안정적인 물가상승이 나타날 때는 금 가격 역시 현재보다 조정 받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물가가 경기회복과 함께 안정적인 성장세를 나타낼 때는 금보다 기초소재나 원유의 가격이 더 크게 오르는 경향이 있다. 과거 2008년 미국의 CPI상승률이 5%를 넘었을 때 대부분의 자산 가격은 떨어졌으나 원유의 가격만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런 원자재에 직접투자하기란 쉽지 않다. 금이나 원유, 비철금속 등 원자재는 그 거래단위가 클 뿐만 아니라, 매매수수료, 보관비 등 거래비용도 만만치 않다. 반면, 펀드를 활용한다면 이러한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집중투자와 분산투자도 선택할 수 있다. 단, 여기서 주의할 점은 인플레이션 헷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원자재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 원자재 펀드가 아닌 원자재 선물에 투자하는 선물형 펀드에 투자 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Commodity Index플러스1[ 상품파생] , 미래맵스로저스커머디티Index[ 일반파생] , 미래맵스로저스농산물지수[ 일반파생] 은 추종지수 내 다양한 선물에 분산투자하고 있어 소액으로 다양한 선물에 투자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한편, 펀드의 환매제한기간이나 수수료가 부담된다면 더 간편한 방법으로 원자재선물 ETF를 활용할 수 있다. 2009년 11월 현대인베스트먼트에서 국내 최초로 금선물을 기초자산으로 한 HIT골드ETF가 상장되었으며, 최근 삼성자산운용에서도 금 ETF를 출시하였다. HIT골드가 환율변동위험에 노출된 반면, KODEX골드선물은 환헤지를 수행하였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한 지난 8월 WTI를 기초자산으로 한 원유ETF(TIGER WTI ETF)도 상장되어 WTI선물도 실시간으로 투자할 수 있게 되었다. 원자재가 전통적인 인플레이션 대비 상품이라면 최근 인플레이션 헷지 수단으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상품은 물가연동국고채이다. 물가연동채권(이하 물가채)이란 채권의 원금 및 이자지급액을 물가에 연동시켜 채권투자에 따른 물가변동의 위험을 제거, 채권의 실질구매력을 보장하는 채권으로, 표면금리가 일반채권보다 낮은 대신 3개월 전 CPI를 반영하여 원금 및 이자가 결정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헷지에 효과적이다.
물론, 디플레이션 발생시 일반채권 대비 낮은 이자수익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지만 최근 농산물 가격의 급등으로 CPI가 전년대비 증가하고 있을 뿐 아니라, 내년 3월 한동안 동결되었던 교육비의 상승이 예상됨에 따라 물가 상승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가적으로 물가채는 절세효과도 있다. 물가채 역시 일반채권과 같이 이자소득은 원천징수(15.4%) 하지만 원금상승분은 원천징수 대상이 아니다. 따라서 일반채권보다 물가채의 표면금리가 낮은 것을 감안하면 원천징수 납세액을 훨씬 줄일 수 있다. 다만, 원금상승분은 만기에 일시에 상환되므로 이때 원금과 이자의 합이 4천만원을 초과하면 금융소득 종합과세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인플레이션 헤지와 절세의 수단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물가채이지만 실제로 일반투자자들이 직접 투자를 하기는 쉽지 않다. 채권의 매매단위가 1억일 뿐만 아니라, 취급하는 증권사를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움도 따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물가채에 대한 직접투자는 거액자산가나 기관을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일반투자자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물가채 투자수단으로는 펀드가 있다. 시중에 출시된 물가채펀드는 PCA물가따라잡기A- 1증권투자신탁과 현대글로벌인플레이션연계채권자투자신탁이 있다. 단, 물가채의 경우 단기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이 아니므로 단기투자자보다는 장기투자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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