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있는 주막집

[스크랩] 술 한잔에...

산술 2014. 2. 20. 13:12

 

 




술 한잔에... / 옮김



이 밤에 한잔의 술이 나를 부른다
한잔 술에 근심을 잊고
한잔 술에 인생을 말하고
한잔 술에 세상을 말하고...

한잔 술에 사랑을 향한 서글픔을
한잔 술에 이별을 향한 미련을
한잔 술에 초라한 내 슬픈 영혼을
마신다고 하여...

잊혀질 수 있는 것도
달래질 수 있는 것도
버려질 수 있는 것도
헤어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이 밤에도 한잔의 술이 나를 꼬이지만
나의 초췌한 모습이 싫고
나의 망가진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기에
술 한잔 보다 명상에 잠기고 싶어 차 한잔을 부른다.



[차 한잔의 風景]


 

투명한 처녀의 마개를 땄다
첫경험의 짧은 신음이 있은 후
잔을 채웠다



잔이 차오를수록
환하게 열리는 세상
엄지와 검지로만 가볍게
들어올렸다


목을 젖히고 문을 열었다
그녀의 독한 순수에
증류되지 않은 세상이 비틀거렸다

소주 / 조말선

 

 

 


Sino Me More - Allida Keli

 

 

출처 : 바람에 띄운 그리움
글쓴이 : 가을전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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