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나이와 장사 밑천"
떠돌이 장사꾼이 평양으로 가서 물건을 팔아
재미를 아주 톡톡히 보았다.
그래서 장사를 다 마친 후 객고나 풀어 보려고
기생집을 찾아갔다.
예쁘장한 기생이 참으로 마음에 쏙 들었던
장사꾼은 기생한테 물었다.
"이봐라, 네 나이가 몇이냐?"
"열여덟입니다."
그 다음 해 이 장사치는 평양에 다시 장사를 나섰다가
낭패를 보았다.
그러나 그 기생의 옛정이 생각나 기생집을 찾아갔는데,
그 기생은 장사꾼을
생전 처음 보는 사람처럼 맞는 게 아닌가.
분위기도 쑥스럽고 하여 장사꾼도
기생을 처음 보는 듯이 나이를 물었다.
"금년 네 나이 몇이냐?"
"열일곱입니다."
장사꾼은 그 다음 해 또다시 평양으로 장사를 나섰다가
이번에는 아주 폭삭 망하게 되었는데,
고향엘 되돌아가려고 등짐을 어깨에 걸치니
그래도 옛정이 생각나서 다시 그 기생집에 찾아갔다.
그러나 이번에도 기생은 그 장사꾼을
전혀 알아보지 못하고 돈만 쓰게 하려고
갖은 아양을 다 부렸다.
"네 나이가 몇인데 이토록 예쁘냐?"
"열여섯입니다."
장사꾼은 하도 기가 막혀 눈물을 흘리면서 훌쩍거렸다.
그러자 기생이 이상하게 생각하고 물었다.
"왜 우시는 것입니까?"
장사꾼은 더 큰 소리로 울면서 말했다.
"네 나이도 내 장사 밑천처럼 해마다 줄어드니,
내 꼴과 같아서 슬퍼서 운단다."
글쓴이 : 안성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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