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前) 대통령의 서거와 함께 장남 김홍일 전 의원이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파킨슨병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한때 우람한 체격에 건강했던 김홍일 전 의원은 예전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뼈만 앙상히 남은 모습으로 빈소에 나타나 보는 이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파킨슨병은 질병 이름은 많이 알려졌지만 실제 치매 등과 많이 혼동하기도 한다. 치매와 함께 난치성 노인질환으로 알려진 파킨슨 병(Parkinson's disease)은 1817년 제임슨 파킨슨(James Parkinson)이라는 의사에 의해 처음으로 알려졌다. 이후 그의 이름을 따서 파킨슨병이라고 부르고 있다. 파킨슨병은 미국의 영화배우 마이클 J. 폭스와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가 앓아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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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킨슨병의 가장 큰 증상이 떨림증이다. 때문에 단순한 수전증으로 오인되기도 쉽다. 하지만 파킨슨병에 의한 수전증은 본태성수전증과는 달리 움직이지 않고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수전증이 더 심하게 보이고 손을 움직이면 증상이 감소한다는 특징이 있다. | ◆파킨슨병, 치매, 수전증 등과 구별해야= 의료계에 따르면 흔히 손발이 떨리고 근육이 굳어지는 증상이 보이는 파킨슨병은 뇌에서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부족해 생기는 만성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많은 사람들이 치매와 혼동하고 있다.
특히 몸이 굳어져가면서 환자 스스로 보행이 어려워지고 균형 장애나 인지장애가 생기기 때문에 치매로 오인되기 쉽다. 또한, 아직은 그 원인이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은 난치성 노인질환이라는 점 역시 치매와 혼동하기 쉬운 요소이다. 그러나 파킨슨병은 치매와는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고 치료법 역시 다르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증상을 노화의 한 증상으로 오인, 방치함으로써 증세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파킨슨병의 경우 치매 등 다른 퇴행성 뇌질환과는 달리 도파민성 약물을 투여하면 운동장애에 대한 증상을 크게 호전시킬 수 있다.
파킨슨병의 가장 큰 증상이 떨림증이다. 때문에 단순한 수전증으로 오인되기도 쉽다. 하지만 파킨슨병에 의한 수전증은 본태성수전증과는 달리 움직이지 않고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수전증이 더 심하게 보이고 손을 움직이면 증상이 감소한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가만히 있거나 걸음을 걸을 때는 손이 떨리는 증상을 느끼게 되는데 글씨를 쓰거나 젓가락을 들 때는 언제 그랬냐는 듯 증상이 없어지게 된다.
세란병원 신경과 채승희 과장은 "수전증 이외에 다른 증세가 없는 본태성과는 달리 파킨슨병은 뇌의 도파민 생성 뇌세포가 손상되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증세가 악화되는 퇴행성 질환이므로 초기의 발견,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처음에는 오른손에만 미세한 떨림 현상이 있다가 증세가 심해지면서 양손에 동시에 나타나게 된다.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행동의 장애가 함께 나타나는데 말소리가 작아지고 글씨를 쓰면 글씨가 작아진다든지 행동이 느려지고 보행이 어려워지는 등 수전증 이외의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떨림증 외에도 균형 장애나 보행 장애 등 운동장애가 나타나기 때문에 관절염이나 뇌졸중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파킨슨병 바로알기= 파킨슨병은 뇌에서 도파민을 생성하는 신경세포(흑색질 부위)가 사멸하면서 생기는 퇴행성 질환이다. 흑색질의 신경세포는 뇌의 기저핵이라는 부위와 연결되고 이 기저핵은 인체의 운동을 부드럽고 조화 있게 그리고 정확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해주는 부위인데 흑색질에서 기저핵의 기능을 조절하기 위해 분비하는 물질이 바로 도파민이다. 아직은 흑색질의 신경세포가 파괴되는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파킨슨병은 흔히 50대 중반부터 60대 중반에 걸쳐 많이 발생하지만, 40대 이전에 발병한 경우도 5%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계적으로는 인구 10만명당 200명 정도가 이 병에 걸리고 남자에서 조금 더 많이 발생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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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킨슨병은 뇌에서 도파민을 생성하는 신경세포(흑색질 부위)가 사멸하면서 생기는 퇴행성 질환이다. | 대부분의 파킨슨병은 병의 증상이 아주 서서히 나타난다. 일부에서는 증상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고 초기의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도 있지만, 파킨슨병 자체가 완전히 없어지는 경우는 없다.
초기 증상에는 떨림 증상 외에도 전신 쇠약감과 피로감이 들고 글씨가 변하거나(점차 작아짐), 목소리가 변하고(부드러워지거나 다소 쉰 듯하게), 얼굴 표정이 없어지고(소위 파킨슨양 가면), 어떤 일을 시작하기가 어려워지고(의자에서 일어서기, 차나 욕조에서 일어나기), 걸음을 시작하기가 어려워지는 것이 특징이다. 병이 진행되면서는 언어장애나 배뇨장애, 기억력장애 등을 겪게 된다.
파킨슨병의 증상이 악화되는 속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매우 느리게 진행하므로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오랜 기간 동안 큰 불편함 없는 생활이 가능하다. 초기에는 주로 항콜린제와 도파민 효현제를 주로 사용하고, 병이 진행됨에 따라 외인성 도파민(dopa), 항콜린제 및 도파민 효현제 등을 병용하게 된다.
그러나 약물치료에도 불구하고 도파민 신경세포의 변성은 서서히 진행한다. 때문에 필요하다면 뇌심부자극술이라는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파킨슨병의 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약물 처방이나 치료법들을 수시로 바꾸어야 한다. 또한 약물이나 수술 치료 후에도 파킨스병이 완전히 완치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현재의 상태를 상담하고 가장 적절한 치료 방법을 환자와 의사가 같이 찾아나가는 것이 이 병을 극복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이럴 때 파킨슨병 의심해야
1.진전(떨림증)= 처음에는 한쪽 손에서 발생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반대편 손에서도 나타나게 된다. 흔히 손에 발생하지만 발이나 다리 등에서도 떨림이 나타날 수 있고 입술이나 턱이 떨리는 경우도 있다. 떨림 증상은 어떤 행동을 할 때 현저히 줄어들거나 없어지고 가만히 있으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2.경직= 움직임 없이 가만히 있거나 혹은 관절 운동시에 몸통이나 목, 사지의 뻣뻣함을 느끼게 된다. 때문에 종종 관절염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3.서동= 서동이란 느린 움직임이란 뜻으로 전체적으로 움직임이 둔해지는 증상을 말한다. 눈 깜박임이 줄어들어서 나타나는 얼굴 표정이 감소되거나, 어떤 일을 시작하기 힘들어지는 증상, 옷에 단추를 끼운다거나 하는 미세한 운동에 장애가 생기게 된다.
4.보행장애= 보행 장애는 초기에는 아주 경미하게 나타난다. 처음에는 팔의 휘젓는 증상이 줄어들게 되는 정도이지만 병이 진행되면서 보행 속도가 느려지고 보폭이 짧아지며 종종 걸음을 걷게 된다. 때문에 환자들은 앞으로 쓰러질 듯한 짧은 걸음으로 종종걸음을 치는 경우가 있다.
5.균형장애= 균형 장애는 파킨슨병이 꽤 진행된 상태에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는 안정적이고 곧은 자세를 유지할 수 없고 쉽게 넘어지게 된다. 때문에 환자들은 흔히 '어지럽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