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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장한가 (長恨歌) 의 모든것

산술 2016. 7. 28. 15:22

 

 

장한가 (長恨歌)

참고: 관련사항 

長恨夢(이수일과 심순애)

こんじきやさ원작소설 金色夜叉

 

장한가는 당나라 때 백거이가 지은 장편 서사시이다. 당현종 원화 원년인 806년 우연한 기회로 백거이에 의해 지어졌다고 하는데 당현종 이융기와 그의 비 양귀비와의 사랑을 읊은 노래란다

 

당 현종(712-756)이 양귀비와 사랑을 나누고 죽은 지 50년이 지나 백거이 나이 35세에 어느날 친구 왕질부와 진홍이라는 사람이 그를 찾아와 선유산에 놀러를 갔는데 거기서 당 현종 이융기와 양귀비와의 로맨스가 화제에 올랐다고 한다 그자리에서 왕질부의 제의로 백거이는 시인의 상상력을 발휘해서 시로... 진홍은 산문으로 그들의 사랑 이야기를 신화적인 내용으로 애절하게 썼다고 한다

 

장한가는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첫 부분은 양귀비가 총애를 받고 안록산의 난이 일어나 양귀비가 죽는 장면

둘째 부분은 양귀비를 잃고 난 후의 현종의 쓸쓸한 생활, 셋째 부분은 죽어서 선녀가 된 양귀비와 만나보는 장면으로 되어 있다.

특히, 마지막 구절은 작가적인 상상력을 최대한 드러내 애절함을 고조시킨다.

 

시안 화청지는 당 현종이 양귀비에게 지어주었고, 온갖 희로애락을 누렸다는 여산온천이 있는 역사의 현장이라는데  이곳에서 장한가 공연이 비오는날만 빼고  매일 있다고 한다

 이 공연은 2007년 정비되어 2008년부터 본격적인 선을 보이고 있는데 화청지의 장한가 공연은 여산 전체를 무대로 사용하여 벌이는 엄청난 스케일의 서양식 기획과 중국식 오페라극 공연으로, 내가 느끼기엔 빛과 소리의 향연으로 압도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거 같다. 이번 중국여행에 그 장한가 공연을 보고왔다

 

양귀비는 어려서부터 노래와 춤에 능하고 미모가 출중해 이미 17세에 당 현종의 18번째 아들인 수왕 이모의 비가 되었다고 한다 수왕 이모는 당 현종의 아들로 왕의 계승권과는 거리가 먼 수 많은 왕자 중 한명에 불과했다고 한다

공연의 처음 시작은 하늘에서 양귀비가 내려오는걸로 시작된다

 

수왕과 양귀비(본명은 양옥환)는 6년간 결혼생활을 하다가 뛰어난 미모와 명석함으로 궁중의 환관들에게 이미 눈안에 들어와 있었다

어쨋든 양옥환이 당 현종의 눈에 띄지 않았더라면 수왕과 둘이서 천수를 다하며 해로했을지도 모르겠지만 미인 박명이라던가? 6년간 수왕 이모라는 왕자의 아내로 살던 23세에 양옥환은 당 현종 처소의 환관인 고력사의 은밀한 방문을 받는 것으로 비극의 역사는 시작된다.

 

솟구치는 분수에 조명을 이용해 양귀비를 그려내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당시 현종은 그가 총애했던 무혜비가 죽고 외로와하던 중으로, 정부에서는 그를 위로하기 위해 중국 전역의 미녀들을 백방으로 수소문하던 중이었다는데...

 

그러던 어느날 환관들로부터 뛰어난 미모의 여인이 있다는 보고를 받았으나 그여인은 이미 자신의 아들에게 시집을 온 며느리라는 것이다   장면은 드디어 환관에 의해 양귀비가 불려온 장면인거 같다

 

환관은 뛰어난 미모의 양옥환을 현종의 술자리로 불러내고 양옥환은 그 자리에서 음악 기질이 뛰어났던 당 현종이 직접 연주하는 가락에 맞춰 어려서부터 익혀왔던 자신의 장기인 아름다운 춤을 선보였는데 춤이 미쳐 끝나기도 전에 그자리에서  당시 60을 바라보던 현종의 마음에 불길이 당겨진 것이다.

 

이 장면은 양귀비가 현종의 앞에서 춤을 추다가 단번에 현종의 눈을 멀어져 버리게 하는 장면 같다

 

당현종은 젊어서 정치에 소질이 있는 황제였다 한다 그러나 여자에 눈이 멀어 나라를 말아먹었던 중국의 4대미인 즉 서시. 초선 왕소군처럼 현종은 태평성대를 구가 하다가 말년에 양귀비에 눈이 멀어 측근중의 측근이었던 안록산의 반기를 받아 양귀비를 죽여야만 했다 

  

어쨋든 현종은 양옥환이 아들의 아내, 즉 며느리라는 사실도 잊은 채 그녀를 품기 위해 전전긍긍한다. 왕의 체면에 남의눈이 무섭기도 했것지...

 

현종의 적극적인 구애에 망설이는 며느리 양옥환은 신하들이 특별히 파견한 궁녀들의 설득과 물량공세에 무너지고  마침내 양옥환은 수왕을 버리고 시아버지 현종의 여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당시에는 도사가 되면 속세의 일들이 다 지워지는 과정으로 여겨져 아들의 아내인 양옥환의 과거를 지우기 위해 화산으로 보내 도교의 도사로 입문을 시킨다

그리고는 미안해진 아들에게는 위씨성을 가진 여인에게 재혼을 하도록 주선하였다나?....내참...

 

모든 일이 매끄럽게 처리되어 양옥환의 결혼했던 과거를 모두 지워낸 현종은 꿈에 그리던 여인을 맞는다

우선 도사를 모셔와 가르침을 받는다는 핑계로 태진궁을 짓고 양옥환을 살게 하였고 그곳은 그들만의 아방궁이 되었겠지..... 

 이후 양옥환은 27세에 귀비 책봉을 받아 양귀비가 되었고..... 이때부터 실제 황후와 다름없는 권력을 휘두르기 시작 했다는데....

 

현종은 오로지 양귀비뿐이었다. 그를 위해 누대로 유명한 온천, 화청지에 궁을 짓고 오로지 밤낮을 양귀비와 춤을추고 사랑하는 일에만 전념하였다

 

양귀비는 원하는 사치를 다 누리게 하였음은 물론 권력에도 손을 대어 그의 6촌오빠 양소는 건달출신 부도덕한 간신배였지만 현종에게 국충이란 이름까지 하사받게 하였다. 그는 현종 말기 대표적 부패 권력으로 안록산의  난이 일어나는 빌미를 제공한 인물이란다.

 

보이는 별과 초승달은 화청지의 뒷산인 여산 전체에 조명을 이용 모두 만들어낸 불빛이다

 

궁궐의 시녀들은 그녀를 위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들어줄수밖에 없었고 또한 총명했던 현종의 마음을 조종할수 있을정도라면 양귀비의 머리도 그만큼 뛰어났다는 애기가 아닐까?... 

 

공연은 호수의 물과 빛. 그리고 소리로 연출된다 수만방울로 퍼지는 분수에 조명으로 아름다운 실루엣을 연출해 낸다

 

원래는 타고난 정치감각으로 나라를 잘 다스리던 현종은 양귀비를 맞으면서 사랑에 눈이 멀어 정치는 관심 밖의 일이 되었고, 그 틈을 타고 양귀비를 둘러싼 탐관오리들이 득세하면서 궁궐은 부정부패가 만연해 지고 백성들의 삶은 급속하게 몰락해 민심은 흉흉해졌다고 한다

 

관람석 앞 분수대에서 물줄기를 올려 수막을 만들고 레이져를 쏘아 후면에 양귀비를 비추고 있다.

 

그러나 젊은 양귀비와 늙은 현종은 오로지 사랑놀음에만 빠져 있었다. 이 장면은 오늘도 현종을 위해 아름다운 피부를 만들기 위해 온천탕에서 온천욕을 하는 장면이다

 

양귀비는 현종의 사랑을 잡기 위해 매번 새로운 화장법을 개발하고 목욕을 즐겨 늘 희고 매끄러운 피부를 유지했다 한다.

그는 날씬하고 가녀린 미녀가 아니었는데  자질풍염資質豊艶하다 라고 역사서의 기록인데 즉 풍만하고 농염하다는 의미라고 한다

 

 당 현종의 몰락은 양귀비가 총애하던 두 남자 사이의 알력에서 시작되었는데 양귀비는 중국 변경 돌궐족 출신 안록산을 가까이 하였다

 

그는 일개 군졸에서 용맹으로 공을 세워 일약 중앙정계로 진출한 인물이었는데 당시 20대의 양귀비는 40대의 안록산을 수양아들로 삼고 그를 가까이 하였으며 양귀비와 안록산 사이에는 지금껏 다양한 소문들이 전해진다고 한다

 

재미있는것은 현종의 조부 고종도 아버지인 태종의 후궁이었던 무조(측천무후)를 자신의 궁중으로 불러들였고 현종도 아들의 아내. 즉 며느리를 자신의 후궁으로 삼았다는 사실.....

 

하여튼 양귀비는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휘하에 안록산을 두고 임금 앞에서도 안록산과 춤을 춘다...가이드의 설명에 의하면 안록산이 돌궐족 출신이라서 안록산의 춤을 양귀비는 무척 좋아했다고 한다

 

안록산의 현란한 춤사위로 현종도 합세한다

 

밖에서는 백성들의 원성과 안에서는 부정부패로 썩어거는줄도 모르고 한여인에 빠지면 이지경이 되는걸까?....

 

백거이의 싯귀중 비익조와 연리지가 나오는데 내용을 보면....

칠월칠일 칠석날 장생 궁궐전에서 아무도 없는 오밤중에 둘이서 서로 만나 속삭이던 말....

 

하늘에서는 날개를 짝지어 날아가는 비익조가 되게 해 주소서...땅에서는 두 뿌리로 한 나무로 엉긴 연리지가 되자고 약속했지요

하늘과 땅이 아무리 장구하다 하여도 다할 때가 있겠지만.....이 슬픈 사랑은 영원히 끊어지지 않으리라

 

연꽃 휘장 속에서 보낸 뜨거운 봄밤....봄밤에 너무 짧아 해가 높이 솟았구나.

 황제는 이날 이후 조회에도 안나오네 .....후궁에 미인들은 3천명이나 되었지만

 3천명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네......금으로 치장한 궁궐에서 화장을 끝내고 기다리는 밤.......백옥 누각에 잔치 끝나면 피어나는 몸

 

서쪽으로 도숭 문 백여리를 나오더니.......어찌하오리 여섯 군대 모두 멈추어서네

 아름다운 미녀 굴러 떨어져 말 앞에서 죽으니.......꽃비녀 땅에 떨어져도 줍는 이 아무도 없고

 

비취깃털 공작비녀 옥비녀마져도 ......황제는 차마 보지 못해 얼굴을 가리고 .......돌아보니 피눈물이 흘러 내리네

 

한편 현종으로 하여금 출세시킨 그의 6촌오빠 양국충은 안록산이 갈등의 원인이 되자 그를 제거하려고 하는데 이를 눈치 챈 안록산은 변방에서 난을 일으켜 당나라 수도 장안가지 쳐들어왔는데 이것이 안록산의 난이며 이때 양귀비는 병사들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이렇게 현종은 양귀비의 치마폭에 가려져 백성들이 도탄에 빠져 잇을때 공연은 갑자기 모두가 깜짝 놀라도록 굉음을 울리며 전쟁을 알린다...

 

사방은 불타고 병사들이 몰려온다

 

현종은 양귀비를 데리고 서쪽으로 피난하였다. 그러나 장안 100리쯤 가서 섬서성 마외파에 도착했을 때 성난 군중과 현종을 호위하던 병사들이 양귀비와 그 일족들을 처벌하기를 원하였다

 

현종은 사랑과 목숨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그는 양귀비에게 죽음을 종용한다. 그의 뜻을 알아챈 환관 고력사는 양귀비가 자결아닌 자결로 생을 마무리하도록 하는데.....

 

그의 시체를 수습해 인근 조그만 산에서 장사를 지낸다. 늙으막에 한여인에 빠져 나라를 말아먹었던 책임을 양귀비에게 돌린 셈..

양귀비의 끝, 미인박명이다.(719-756.6.15, 당시 38세)  지금 생각해 보면  그는 양귀비와 함께 죽었다면 어때을까? 더 멋진 서사시가 됬을터인데.... 

 

양귀비가 죽은후...현종은 밤마다 사랑하던 여인을 찾는 꿈을 꾼다...그러나 양귀비는 잡으려 하면 자꾸만 멀어져만 간다

 

현종은 사랑하는 여인을 잏ㄹ은 슬픔에 실의에 빠진다

 

실의에 빠져 밤낮을 술로 보내던 현종은 양귀비가 죽은 후 황위를 아들 숙종에게 물려주고 양귀비만 그리워하다 그의 초상화를 앞에 두고 그녀를 지키지 못한 회한과 그리움에서 6년을 살다 762년 78세의 나이로 숨을 거두었다.(685-762)

 

죽은 양귀비는 천사가 되고 현종도 봉황이 되어 스크린을 나른다

 

양귀비가 1300년이 지난 지금도 이렇게 세간의 관심을 끌게 하는 것은 물론 중국에서 이를 상품화한 탓도 있겠지만, 그 사랑이 너무 파격적이고 지금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도 사랑은 영원한 숙제가 되기 때문인 것은 아닐런지.....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그것이 모두에 대한 상생의 수단이 되어야 하고 모두에게 좋은 모습일 수 있어야 할 것인데 당 현종은 그런 의미에서 한여인에게 눈이 멀어버린 아쉬움이 있어 훗날 백거이는 이 사랑을 양귀비의 입장에서 접근해서 아름답게 표현한게 아닐까?...만약에 현종의 입장에서 접근한다면 사랑에 눈이 멀어 나라를 파멸로 이끈 썩어빠진 군주로 묘사되지 않을까 싶다

 

공연은 마지막으로 두사람의 사후를 그려내고 있다...

 

천사들이 춤을추는 선경에서 노닐다가 두사람의 해후를 위해 오작교로 나온다

 

드디어 선녀가 된 양귀비와 신선이된 현종이 오작교 위에서 만난다

 

두사람은 뜨거운 포옹으로 해후를 하며 두번다시 헤어지지 말자고 약속을 한다 

 

그리고는 새로운 사랑을 위해 새로운 세계를 향하여 떠난다

 

그리하여 천사들의 시중을 받으며 새로운 행복을 시작한다

 

수많은 하얀색 비둘기를 나리며 이렇게 공연은 끝이난다

 

이 글을 쓰면서 열심히 자료를 공부하다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발견했다

당시 양귀비의 아름다움이 너무 대단해 고력사와 군졸들이 차마 그를 죽이지 못하고 일본으로 그녀를 탈출시켰다는 것이다

일본으로 건너간 양귀비는 그후 30여년을 일본에서 더 살았다 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유물과 사당 무덤이 일본 야마구치현에 있는데 실제 양귀비 후손이라는 족보를 들고나온 사람도 있다고 한다....믿거나 말거나....

 

한가지 생각하게 만드는것은 백거이가 이글을 쓸때 당현종의 실정을 탓하지 않고, 둘 사이의 사랑에 촛점을 맞추어 글을 지었다는 것이다. 백거이에게 그 둘의 사랑은 결국 커다란 서러움, 긴 한으로 비춰진 것일게다  

 

 

                                 

                                            

                       장한가

 

          白居易                                                 백거이

 

漢皇重色思傾國,                       황제는 색을 좋아해 미인을 생각하고

御宇多年求不得。                       재위 여러 해 구했지만 구하지 못했네

楊家有女初長成,                       양씨집에 한 처녀 커가자

養在深閨人未識。                       집안 깊숙히 두고 키워 사람들 알지 못했네
天生麗質難自棄,                       하늘이 내린 미모는 스스로 버리기 어려워

一朝選在君王側。                       하루 아침에 선택되어 군왕의 옆에 있게 되었네

回眸一笑百媚生,                       눈동자를 돌리며 한번 웃으면 백가지 교태가 생기고

六宮粉黛無顏色。                       후궁의 미녀들은 낯빛이 무색해졌네 
春寒賜浴華清池,                       봄추위에 화청지에 목욕하게 하자 

溫泉水滑洗凝脂。                       온천수 매끄러운데 하얀 살결 씻네

侍兒扶起嬌無力,                       시동이 부축해 일으키자 힘없이 교태를 보이고

始是新承恩澤時。                       이것이 바로 처음으로 은택을 입을 때였다.
雲鬢花顏金步搖,                       둥근 귀밑머리 꽃같은 얼굴 금 머리장식

芙蓉帳暖度春宵。                       연꽃 장막이 따뜻하니 봄밤의 일이 헤아려지네 

春宵苦短日高起,                       밤의 정사 힘들어 짧은 해 높아서야 일어나고

從此君王不早朝。                       이후로 군왕은 조회에 일찍 나오지 않네 
承歡侍宴無閑暇,                       기분맞춰 연회에서 모시니 한가한 틈이 없어 

春從春游夜專夜。                       봄에는 봄나들이 밤에는 밤일

後宮佳麗三千人,                       후궁은 아름다운 삼천명 있었지만

三千寵愛在一身。                       삼천의 총애는 오직 한몸에 있네
金屋妝成嬌侍夜,                       금 전각에 화장하고 교태로 밤 시중 

玉樓宴罷醉和春。                       옥 루각 연회 파하면 봄과 함께 취하네

姊妹弟兄皆列土,                       자매 형제 모두 높은 자리

可憐光彩生門戶。                       가련한 광채가 집안에 생겨나네
遂令天下父母心,                       마침내 천하의 부모의 마음마저 움직여

不重生男重生女。                       남자아이 중요시하지 않고 딸 낳기를 중시하네 

驪宮高處入青雲,                       려산의 궁궐 높아 푸른 구름이 들어가고 

仙樂風飄處處聞。                       신비한 음악 바람에 날려 곳곳에 들리네
緩歌謾舞凝絲竹,                       느린 노래 우아한 춤에 거문고와 피리소리 합쳐지고 

盡日君王看不足。                       날이 다하도록 임금은 보지만 끝이 없다

漁陽鼙鼓動地來,                       어양에서 북소리 울리고 땅이 흔들려 오자

驚破霓裳羽衣曲。                       놀라서 예상우의곡의 음악은 멈추었다. 
九重城闕煙塵生,                       구중 궁궐에 연기와 먼지 생기고

千乘萬騎西南行。                       천 수레 만 기병이 서남으로 떠나네

翠華搖搖行復止,                       천자의 수레 흔들흔들 행렬이 다시 멈추고 

西出都門百餘里。                       도성문 서쪽으로 나와 백여리
六軍不發無奈何,                       육군이 펼쳐지지 않으니 어찌하리

宛轉蛾眉馬前死。                       부드럽던 눈썹 말앞에서 죽었네

花鈿委地無人收,                       꽃 비녀는 땅에 떨어져도 거두는 이 없고 

翠翹金雀玉搔頭。                       비취깃털 금비녀 머리 옥비녀 흩어지네 
君王掩面救不得,                       군왕은 낯을 가리고 구해주지 못하고

回看血淚相和流。                       돌아보며 피눈물 서로 흘렸네

黃埃散漫風蕭索,                       누런 먼지 날리고 바람 스산해지는데

雲棧縈紆登劍閣。                       잔교를 돌고 돌아 검각에 오르네
峨嵋山下少人行,                       아미산 아래에 행인들 적은데 

旌旗無光日色薄。                       깃발은 빛이 없고 햇빛도 옅어라

蜀江水碧蜀山青,                       촉나라 강물은 푸르고 산은 푸른데

聖主朝朝暮暮情。                       임금은 아침마다 저녁마다 정을 잊지 못하네
行宮見月傷心色,                       행궁에서 보는 달은 마음을 상하게 하는 빛

夜雨聞鈴腸斷聲。                       밤비에 들리는 방울소리는 애를 끊는 소리

天旋地轉回龍馭,                       하늘과 땅이 움직여 어가가 돌아올 때

到此躊躇不能去。                       이곳에 도착해서는 주저하며 가지를 못하네
馬嵬坡下泥土中,                       마외역 언덕 아래 진흙 속에는

不見玉顏空死處。                       옥같은 얼굴 보이지 않고 죽은 곳만 공허하네

君臣相顧盡沾衣,                       군신은 서로 돌아보며 옷이 눈물에 젖으며

東望都門信馬歸。                       동쪽으로 도성문을 보며 말이 돌아가기를 믿을뿐
歸來池苑皆依舊,                       돌아오니 연못과 정원은 모두 옛과 같은데

太液芙蓉未央柳。                       태액지의 연꼿 미앙궁의 버들

芙蓉如面柳如眉,                       연꽃은 얼굴같고 버들은 눈썹같아 

對此如何不淚垂。                       이것을 마주하고는 어찌 눈물을 흘리지 않겠는가
春風桃李花開日,                       봄바람에 복숭아 배꽃이 피었던 날 

秋雨梧桐葉落時。                       가을비에 오동나무 낙엽지던 날

西宮南內多秋草,                       서궁과 남쪽 정원은 가을 풀로 가득하고

落葉滿階紅不掃。                       낙엽은 계단에 가득 붉어도 쓸지 않았지
梨園弟子白髮新,                       리원의 자제들 이제 흰머리 새로 나고

椒房阿監青娥老。                       황후전의 환관들과 궁녀들도 늙었다

夕殿螢飛思悄然,                       저녁 궁궐에 반딧불 날고 마음은 근심가득

孤燈挑盡未成眠。                       외등이 꺼져도 잠을 이루지 못하네
遲遲鐘鼓初長夜,                       천천히 종과 북울려 긴밤이 시작되고  

耿耿星河欲曙天。                       총총한 은하수가 하늘을 밝히려고 하네

鴛鴦瓦冷霜華重,                       원앙 기와 차가운데 서리 꽃이 더하고

翡翠衾寒誰與共。                       비취 이불 차가와 누구와 함께 할까
悠悠生死別經年,                       길고 긴 인생사 다시 해를 더하는데

魂魄不曾來入夢。                       혼백이라도 꿈속에 들어온 적이 없네 

臨邛道士鴻都客,                       임공의 도사가 장안에 머무는데     

能以精誠致魂魄。                       정성으로 혼백에 다다를 수가 있어
爲感君王輾轉思,                       군왕의 잠 못이루는 생각에 감동해

遂教方士殷勤覓。                       마침내 방사에게 간절히 찾도록 시켰네

排空馭氣奔如電,                       공중으로 솟구쳐 번개처럼 달리고 

昇天入地求之遍。                       하늘에 오르고 땅에 들어와 두루 찾았네 
上窮碧落下黃泉,                       궁벽에 올랐다가 아래로 황천까지 내려갔지만

兩處茫茫皆不見。                       두곳 모두 망망해 보이지를 않았지

忽聞海上有仙山,                       문득 바다 위에 신선산이 있다는 이야기 들었는데

山在虛無縹渺間。                       산은 텅비고 아득히 어렴풋한 곳에 있었다. 
樓閣玲瓏五雲起,                       누각은 영롱하고 오색구름 일었고

其中綽約多仙子。                       그 속에는 단아한 많은 신선들 있었지

中有一人字太真,                       그 중에 한사람 자가 태진인데

雪膚花貌參差是。                       흰 피부와 꽃같은 용모 대략 이러했다
金闕西廂叩玉扃,                       금대궐 서쪽 행랑 옥대문을 두드려 

轉教小玉報雙成。                       시녀불러 서왕모 시녀에게 알리게 했다

聞道漢家天子使,                       중국 천자의 사신이 왔다는 이야기 듣고

九華帳裡夢魂驚。                       첩첩화려한 장막 속에서 놀라 꿈을 깨었네
攬衣推枕起徘佪,                       옷을 쥐고 베게 밀며 일어나 서성이며

珠箔銀屏迤邐開。                       주렴과 은 병풍을 비스듬이 밀며 차례로 열었다.

雲鬢半偏新睡覺,                       둥근 귀밑머리 한쪽으로 밀려 있네 금방 잠이 깼구나

花冠不整下堂來。                       화관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아래로 내려온다
風吹仙袂飄飄舉,                       바람이 일어 신선의 소매 표표히 들리니

猶似霓裳羽衣舞。                       오히려 예상우의춤을 추는 듯하다.     

玉容寂寞淚闌乾,                       옥같은 얼굴 적막한데 눈물은 멋대로 흘러

梨花一枝春帶雨。                       배꽃 가지 하나 봄비에 젖었다   
含情凝睇謝君王,                       정이 담긴 눈길로 군왕에 사례하기를 

一別音容兩渺茫。                       한번 헤어진 후 목소리와 모습 모두 아득하군요 

昭陽殿裡恩愛絕,                       소양전 속의 은혜와 사랑 끊기니

蓬萊宮中日月長。                       봉래궁의 세월은 길기만 합니다.
回頭下望人寰處,                       고개 돌려 아래로 인간세사 바라보지만

不見長安見塵霧。                       장안은 볼 수 없고 먼지 안개만 보일 뿐입니다.

惟將舊物表深情,                       오직 옛물건으로 깊은 정을 표하고자 하니

鈿合金釵寄將去。                       나전함과 금비녀를 가져가도록 부칩니다.
釵留一股合一扇,                       비녀 하나 함 하나

釵擘黃金合分鈿。                       비녀는 황금을 쪼개내고 함에는 나전을 분리했어요. 

但教心似金鈿堅,                       만약 주신 마음이 금이나 나전처럼 굳기만 하다면

天上人間會相見。                       하늘 위 인간으로 서로 만나 볼 수 있을 겁니다.
臨別殷勤重寄詞,                       작별전에 간절하게 거듭 전하는 말이 있었는데

詞中有誓兩心知。                       말중에 두사람만 아는 맹세가 있었다  

七月七日長生殿,                       칠월 칠일 장생전에서

夜半無人私語時。                       깊은 밤 사람 없어 말씀하실 때 
在天願作比翼鳥,                       하늘에서는 비익조 되기를 원하셨죠

在地願為連理枝。                       땅에서는 연리지 되기를 원하셨죠

天長地久有時盡,                       하늘은 길고 땅은 영원하지만 시간이 다함이 있고

此恨綿綿無絕期。                       이 한은 길고 길어 그 끝을 기약할 수 없네요

 

출처 : schneesnow
글쓴이 : 박인용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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