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쉬는 문학소년

[스크랩] ☆ 백설(白雪)에 잠든 山 ☆

산술 2014. 1. 29. 17:22

 

백설(白雪)에 잠든 山 / 주응규      

 

삭풍이 우닐며 지나는
굽이진 산기슭에 맞닿아
유유히 떠돌던
운무를 휘두른 산은
서리꽃이 만발하다

허물을 벗고 쭉정이만
남은 몸뚱이는
매서운 칼바람을 피해
납작 엎드렸다  

높솟은 봉우리에
허리 굽은 노송은 힘에 겨운 듯
한 많은 시름을
구기지르듯이 우짖으면 
산은 무엇이 궁거운지
잔조름히 눈을 뜨다만 채로
잠결에 밀어둔다

 

 

백설(白雪), 햇솜 이불을 덮은 산은
세상사야 어찌 돌아가던 
고즈넉이 태평꾼같이
풍류(風流)를 꿈꾼다.

 

출처 : 나물먹고 물마시고
글쓴이 : 금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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