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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沒취미에 대하여

산술 2013. 12. 11. 10:48

 

취미에 대하여

 

"문경새재 물박달나무 홍두깨방맹이로 다 나간다.
홍두깨방맹이 팔자 놓아 큰애기 손질에 놀아난다.
문경새재 넘어갈제 구비야 구비야 눈물이 난다."
문경 새재는 역사의 두께가 두터운 옛길이다. 산세가 얼마나 높고 거칠었으면 `새도 넘기 힘든 고개`라고 했을까. 마패봉 영남 제3관 조령관은 해발 1,000(925m)여 미터로 꽤나 높은 고개이다. 영남제1관에서 제 3관까지 굽이굽이 고갯길은 2십리길이 족히 넘는다.
지금은 길이 넓어지고 마사토로 잘 다져저 오르기가 쉽지만, 옛 과거길은 산중 오솔길로 험로였다. 문경새재는 5백년 조선왕조의 남북을 이었던 영남대로 길목으로 과거길 선비들이 청운의 꿈을 안고 넘었던 고갯길이다..

요즈음, 한적하다는 그곳에도 사진 동호회 버스들이 서 있다. '불혹의 포토클럽'도 있다. 사철 어딜 가나 아마추어 사진가 없는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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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란 마음의 밭을 가는 일이다.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자유다. 아무것도 안 하는 휴식과 다르다. 누군가 취미를 정의했다. "독서는 취미가 아니다. 책을 수집하면 취미다. 뜰을 나는 나비를 보는 건 취미가 아니다. 나비를 잡아 핀을 꽂으면 취미다." 취미가 일거리가 되는 순간 즐거움은 날아간다. "돈 받고 하라면 시들해지는 것이 취미"라는 우스개도 있다.

 

 

요즘엔 은퇴하고 얼추 30년을 더 살아야 한다. 바다 같은 세월을 헤쳐 가려면 돈뿐 아니라 취미가 필요하다. '취미 없는 사람'200610%였다가 19%로 늘었다는 조사가 나왔다. 나이 들수록 몰()취미가 돼 50대 이상에서 26%로 가장 많았다. 한국리서치는 "살림 팍팍하고 마음 각박해진 탓"이라고 했다.

 

10년 전 봄날 김민철의 여덟 살 딸이 보도를 걷다 발이 꼬여 넘어질 뻔했다. 긴 숨 내쉬더니 딸이 말했다. "하마터면 꽃마리를 밟을 뻔했네." 보도블록 틈에 하늘빛 꽃마리가 좁쌀만 하게 피어 있었다. 두 딸은 예닐곱 때부터 아파트 앞에 핀 꽃이 뭐냐고 물어댔다. 그는 야생화 책을 사다 공부했고 가족과 함께 산하를 다니며 들꽃 사진을 찍었다. 마흔여섯 김민철이 문학소년 시절부터 품어 온 작가의 꿈을 야생화 이야기에 담아 '문학 속에 핀 꽃들'을 펴냈다. 그는 일간지 기자다. "주말 들꽃 여행 덕분에 기자 생활도 풍요롭다"고 했다.

 

흔히 남자는 일하느라, 여자는 살림하느라 취미 가질 새가 어딨느냐고 말한다. 부부가 뒤늦게 뭔가 함께 해보려 해도 안 하던 짓이라 어색하기만 하다. 그렇다고 하고한 날을 TV 앞에서 보낼 수는 없다. 어느 초가을 온갖 국화꽃이 천국처럼 만발한 용인 한택식물원 못가를 여든도 넘어 보이는 부부가 걷고 있었다. 거동 불편한 할아버지가 몸을 수그려 꽃을 찍을 때마다 할머니가 남편 허리를 붙들어줬다. 유대 금언에 "돈으로 모든 것을 살 수 있다. 좋은 취미만 빼고"라고 했다. 지금이라도 부부가 함께할 취미 찾아볼 일이다.

 

취미가 무엇이고 특기는 무엇인고 아마추어는 뭣이고 프로는 무엇인가? 나도 은퇴 후에는 취미하나 가져야지 한다. 몰취미라도 말이지, 그러나 나는 벌써 취미를 넘어 특기로 하는 그 무엇이있는게 아닌가한다.

독서는 취미가 아니고 헌책(고서)라도 수집하면 그게 취미라 정의 한다.

 

이제 정년을 맞아 "의무"와 함께 "책임"도 면제 되었다고 할 수 있으니  남은 날들은 조금은 나를  위해서 살고 싶다.

그 동안 못본 책도 읽고, 세계 도처를 시공간을 초월해 부담 없이 여행도 하고, 

인터넷과도 친해서 그 무궁무진한 정보의 바다에서 자맥질도 해보려 한다. 그러면 나의 어리석음과 모자람이 위로받지 않을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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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살가운 인연&공동구매 장터
글쓴이 : 오마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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