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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거의 없고, 매우 천천히 진행
알코올성 간염의 경우에는, 그 정도에 따라 증상이 전혀 없을 수도 있으나 심한 경우에는 치명적인 간기능 부전에까지 이르는 경우도 있다.
전형적인 증상은 바이러스 간염이나 독성 간염과 비슷해서 식욕 감퇴, 구역질, 구토, 무력감, 체중 감소, 복부 불쾌감, 황달(눈의 흰자위나 심하면 피부 등이 노랗게 되는 증세) 등이 나타날 수 있다. 3분의 1정도의 환자에게는 간이나 비장이 커져서 의사가 만질 수 있게 되며, 일부 환자에서는 피부에 동맥에 의한 거미 모양의 혈관종이 나타나기도 한다. 더 심한 경우에는 복수가 차거나 부종(몸이 붓는 것), 출혈, 뇌기능 장애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술을 끊게 되면 이러한 증세들이 사라질 수도 있지만 만일 계속 술을 마시면 간은 회복할 기회를 잃게 되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알코올성 간경변증 역시 증상이 전혀 없을 수도 있다.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매우 천천히 진행하기 때문에 술을 많이 마시는 경우에도 10년 이상 지난 후에 알게 되는 경우가 많으며 진행도 몇 주나 몇 달에 걸쳐 서서히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식욕감퇴나 부실한 식사 등으로 체중이 감소하고 근육이 줄어들게 되며 멍이 잘 들고 기운이 없고 피로한 증상들을 느끼게 된다. 간기능이 저하함에 따라 황달이 짙어지고 위식도 정맥류(위나 식도의 정맥이 늘어난 상태)로 인해 피를 토하거나 복수가 차기도 하며 뇌기능 장애가 동반될 수도 있다.
그 외에도 손바닥이 붉어지거나 손가락 끝이 둥글게 되는 곤봉지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또한 호르몬 대사의 이상으로 남자의 경우 몸의 털이 줄어들고 유방이 커지거나 고환이 위축되는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으며 여자의 경우 남성화 현상이나 생리 불순 등의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술, 얼마나 마셔야 알코올성 간질환?
만성적인 음주가 알코올성 간질환의 가장 흔한 원인이기는 하나 간경변까지 이르려면 술을 얼마만큼, 어느 정도 먹어야 하는지 정확히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전형적인 알코올성 간경변증 환자의 경우 매일 위스키를 500ml 정도 마시거나 포도주나 맥주를 하루에 5000~6000ml 정도 10년 간 마셨을 때 발생한다고 한다. 이때 간의 손상 정도는 술의 종류나 음주 습관보다는 음주한 에탄올의 양과 기간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으며 일반적으로 하루에 마시는 술의 양이 많을수록 간경변으로의 진행이 빠르게 된다. 또한 영양실조 자체로 간경변증이 발생하지는 않지만 영양 섭취가 부족한 경우 알코올에 의한 간 손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여자보단 남자가, 유전적 요소 있을 때 잘 걸려
같은 조건인 경우 일반적으로 여자가 남자보다 더 알코올에 의한 간 손상 가능성이 높으며 위점막 내에서 알코올 대사에 관여하는 알코올 탈수화 효소(Alcohol dehydrogenase)라고 하는 효소의 양이 적은 사람일수록 위험성이 높다. 또한 일란성 쌍둥이에서 알코올성 간질환이 동시에 잘 발생하는 점을 볼 때 유전적인 요소가 있는 가능성도 있다.
◇가벼운 지방간은 초음파로도 발견안돼
가벼운 알코올성 지방간만 있는 경우 간 초음파검사나 간 동위원소 촬영으로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좀더 진행한 알코올성 간질환의 경우에는 이상이 발견될 수 있다. 간 전산화 단층 촬영(CT)을 시행할 경우 지방간이나 기타 소견 등을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지만 항상 필요한 검사는 아니다. 간 조직검사는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알코올성 간병변증으로의 진행여부, 바이러스성 간염과 같은 다른 간질환과 구별이 곤란한 경우 시행할 수 있다.
◇치료 원하면 우선 술을 끊어라!
우선 술을 끊어야 한다. 알코올성 간질환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술을 끊는 것입니다. 아무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약을 복용하더라도 술을 마시면 아무런 효과가 없다. 금주를 위해서는 환자만의 결심으로는 안된다. 의료진은 물론이고 가족분들의 관심과 각별한 도움이 필요하다.충분한 영양 공급도 중요한데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는 비타민을 포함한 영양 결핍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충분한 칼로리와 비타민(특히 B종류)을 섭취해야 한다. 특히 알코성 중독 환자들은 이미 뇌에도 상당한 손상을 받는 경우가 많으며 알코올성 건망증이나 신경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비타민 B 결핍과도 연관되어 있어 초기에 적절히 투여하지 않으면 영구적인 뇌 손상을 받아 회복이 불가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술 마시기 전 간을 보호하는 약제는 없다
술을 마실 때나 마시기 전 간을 보호할 수 있는 약제는 없다. 따라서 알코올성 간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음이나 폭주, 매일 매일의 음주 등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부득이하게 술을 마시게 되는 경우에도 알코올의 절대량이 적은 술을 조금만 마시는 것이 간에는 부담이 적게 되며 일단 음주한 후에는 간이 충분한 휴식 시간을 갖도록 충분한 간격을 두는 것이 좋다. 또한 영양 결핍에 의해 간 손상이 심해질 수도 있으므로 적당한 안주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간경변증이 이미 존재하고 있는 환자의 경우, 다른 질환 등으로 인해 약물을 투약할 때는 반드시 담당의사와 상담을 해야 하며 상당수의 약물은 간장을 통해 대사되므로 이러한 약물은 가급적 사용을 피하거나 용량을 줄여야 한다. 복수를 조절하기 위해 투여한 이뇨제가 간성 혼수를 유발하는 경우도 있으며 적은 용량의 진정제로도 간경변증 환자는 혼수에 빠질 수도 있다.
◇증상이 없으므로, 음주량이 과하면 검사 받아봐야
알코올성 지방간의 경우 대부분 증상이 없고 또한 술을 끊으면 완전히 회복이 되므로 일단 본인이 생각하기에 음주량이 과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의사를 찾아 기본적인 진찰과 더불어 간기능 검사 등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또한 만성적 음주자에서 오른쪽 윗 복부의 통증, 식욕 감퇴, 구역질, 구토, 무력감, 체중 감소, 복부 불쾌감, 황달(눈의 흰자위나 피부 등이 노랗게 되는 증세), 체온 상승, 복부 팽만, 부종 등의 증세가 나타나면 신속히 의사를 찾아야 한다. 만성적 음주로 인한 간경변증이 의심되는 환자에게서 발생한 복부 팽만 등의 증상은 복수의 신호일 수도 있으며 검은 변을 보거나 피를 토하는 경우, 심한 어지러움증 등은 위식도 정맥류에 의한 출혈의 징후일 수도 있다.
/ 헬스조선 편집팀 hnews@chosun.com
도움말=고대 안암병원 소화기내과 정진용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