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일상 생활 중의 스트레스와 짜증을 방치하다가 병적인 우울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교수는 "짜증이 병적인 우울증으로 악화되면 뇌의 신경전달회로가 손상된다"며 "이에 따라 세로토닌·도파민·노르에피네프린 등 감정을 조절하는 뇌의 신경전달물질 분비량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일상적인 스트레스나 짜증이 뇌의 신경전달회로를 어떻게 손상시켜 병적인 우울증으로 악화되는지는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스트레스 상황에 따라 우울증으로 진행할지 아닐지는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하규섭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스트레스 상황이 아닌데도 짜증이 2주일 이상 이어지는 경우, 가족의 사망 등 자기 노력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스트레스 상황이 이어지는 경우 등은 우울증으로 갈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하규섭 교수는 "짜증의 원인이 사라져도 우울한 감정이 계속되거나 별다른 문제가 없어도 2주일 이상 우울감을 느끼면 뇌 신경회로 손상을 동반하는 우울증으로 진행하는 중이므로 반드시 진료 받아야 한다"며 "하지만 많은 우울증 환자가 우울증은 마음을 긍정적으로 먹으면 저절로 낫는다고 착각해 병원에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뇌의 오작동이 오래 지속될수록 치료가 어려워지므로 뚜렷한 이유 없이 짜증과 스트레스가 계속되면 조기에 우울증 검사를 받아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