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있는 주막집

[스크랩] 狗喪儒聚,口尙乳臭

산술 2010. 11. 16. 16:39

 

 

 

狗喪儒聚구상유취

 

개 구        죽을 상         선비 유          모일 취

 

“狗喪儒聚(구상유취)”

“개 초상에 선비가 모였다” 는 뜻으로

김삿갓의 지혜와 재치가 넘치는 글입니다.

 

무더운 삼복더위 어느 날

젊은 선비들이 보신탕에 술잔을 주고받으면서

시를 짓는답시고 떠들썩거리고 있었습니다.

지나가던 김삿갓이 그들 곁으로 갔지만

누구하나 관심이 없었습니다.

 

김삿갓은 심기가 불편해서

구상유취口尙乳臭(입에서 아직 젖내가 난다)로군 !

하면서 자리를 떠나갔습니다.

 

한 선비가 저 사람이 지금 뭐라고 했지 ?

곁에 있던 또 한 선비가 구상유취(口尙乳臭)라고 하는 것 같은데,

이리하여 김삿갓은 뒤쫓아 온 하인들에게 끌려

다시 선비들 앞으로 갔습니다.

 

방금 당신이 뭐라고 그랬지 ?

양반들이 글을 읊고 있는데 '구상유취(口尙乳臭)'라니 !

그러면서 몽둥이를 추겨 드는 게 아닌가,

 

김삿갓은 태연스럽게 내가 뭐 잘못 말했습니까?

 

그러자 그 선비가 뭐라고, 무얼 잘못 말했느냐고?

선비들을 보고 입에서 젖내가 난다니

그런 불경한 말이 어디 또 있단 말이냐?

 

그러자 김삿갓이 그건 큰 오해십니다.

내가 말한 구상유취는 '입에 젖내가 난다'는

'구상유취(口尙乳臭)'가 아니라

'개 초상에 선비가 모였다'는 ´구상유취(狗喪儒聚)´ 올시다.

 

선비들은 그만 무릎을 치고 크게 웃으면서,

우리가 선비를 몰라보았소.

자아 이리로 와서 같이 술이나 들며 시라도 한 수 나눕시다 그려.

 

오히려 선비들이 사과를 하고

김삿갓은 술대접을 잘 받았다고 합니다.

출처 : 포 시 즌
글쓴이 : 포시즌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