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관한 시 모음
<고치령>
백두대간 허리 가로지른 고갯길
단종의 복위를 꿈꾸던
금성대군 밀사가
영월의 단종을 배알하러 다니던 곳
그곳 고치령 고갯마루가 헛헛하다
원통하게 죽은 단종은 태백산신이 되고
억울하게 죽은 금성대군은 소백산신이 되었으니
고치령 정상에 신령각을 세워
두 원혼을 모시고 달랬는데
서럽고 답답한 민초들은 치성을 드리고
지나가는 길손은 안녕을 기원하며
영험을 얻었다는 산령각은 옛 대로이나
고갯마루엔 인적이 두물구나
경상도 봇짐장수가 넘나들었던 고개
강원도 산삼장수가 넘던 고개
충청도 박물장수가 넘어가던 고개
하 많은 사연들이 쌓여 있는 고개
오랜 세월 온갖 풍상 다 겪었으니
나그네 행색도 달라지고
넘나드는 사연도 달라지고
신령님은 구천을 헤매 다니나니
봇짐장수는 어디가고
산삼장수, 박물장수도 없구나
이제
길바닥을 할퀴고 먼지를 뿜으며 달려가는
자동차 소리만 요란하니
웃음소리 사라진 적막강산
묵묵히 넘는 고개에
무거운 발자국 소리만 이어지네
<공작산>
푸른 하늘 아래
오색찬란한 날개를 펼치면
그 화려한 깃털 속에 무한한 꿈이 서려 있어
아름다운 내일을 기약할 수 있단다
아! 대 한 민 국
공작새를 닮았다는 공작산이
고고한 자세로 고개를 들고
너브레 들녘을 내려다보며
내일을 위해 힘을 내라고 격려를 한다
아! 대 한 민 국
우리 그동안 고생 많았지만
가는 해는 곱게 보내고
오는 해를 즐겨 맞으면
새해에는 좋은 일이 많을 것이란다
아! 대 한 민 국
가는 세월 오른 세월 막을 수 없어도
예쁜 공작새 깃털처럼
한 올 한 올 정성을 드려
소중하게 세월을 쌓아 가면
아름다운 삶이 다듬어질 것이란다
아! 대 한 민 국
이처럼 공작산은
산정을 향해 오르고 또 오르며
땀 흘려 다가서는 사람들에게
희망찬 내일의 꿈을 엮어
목에 걸어준단다
아! 대 한 민 국
<금학산-홍천>
금모래 은모래
파란 물결에 몸을 씻는데
느릿느릿 뗏목을 타고
황혼의 물길에
구성진 노랫가락
노일 강변에 서서
행여 뗏목이 서려나
애타게 기다리는 수줍은 처녀
희한하게 수태극(水太極) 그리며
금학산을 휘감은 홍천강변에
저녁연기 번지고
애달픈 인연을
맺고 끊지 못하여
기다림에 지쳐
물귀신이 되었다는 새아기
이제 이 오지에도
신작로가 뚫리고 자동차가 다니고
마을엔 확성기가 악을 쓰니
유행가 가락에 맞춰
음식점이 들어서고
펜션이 줄을 이어
바람 든 젊은이는 다 나가고
힘없는 늙은이만 쭈그리고 앉아 있으니
금학산을 찾아온 나그네가 신음을 한다
금학산아금학산아
어인 일로
물길은 흐리고 모래 빛은 검으냐
예보다 맘은 쓰리고
삶은 왜 이렇게 고달프냐
<나는 산으로 간다>
자기만이 유일한 애국자라고
그렇게 외치는 사람들 중에 하나를 뽑는
선거 날이면
나는 산으로 간다
끼리끼리 돈을 싸들고
떳다방이 몰려드는
아파트 추첨 날이면
나는 산으로 간다
죽기 아니면 살기라면서
흉기를 들고 때려죽일 듯이 덤비는
강경 노동자들의 시위 날이면
나는 산으로 간다
교문에 엿을 바르고
두 손을 모으는 어머니가 애처로운
수능을 치르는 날이면
나는 산으로 간다
그리고 이런 날에도 나는 산으로 간다
죽어서도
진실은 허위에 짓눌린 채 촛불에 타버린
그런 전직 대통령을 위한 국민장 날에도
나는 산으로 간다
그리하여 더럽고 치사하고
온갖 불량잡배가 판을 치는
세상사가 싫으면
나는 산으로 간다
<대덕산-무풍>
산허리를 휘감던 새벽안개
아침 햇살에 쫓겨 가니
파란 하늘이 얼굴을 내밀고
놀란 까투리 하늘로 치솟는다
산줄기마다 단풍이 고운데
넉넉한 억새밭이
바람에 나부끼니
은빛 산등성이 눈이 부신다
대덕산에서 가지 쳐 나간
수도산 줄기가 선명하고
저 멀리 가야산이 눈짓을 하며
이웃의 삼도봉이 다정하구나
할 일 없는 나그네
이 산 저 산 헤매다가
삼봉산 너머 기우는 해를 보고
덕산재로 내려갈까
소사재로 내려갈까
망설이는데
저녁노을 따라 그리움이
발부리에 엷은 그림자처럼 드리운다
<대미산>
산과 산 사이
집과 집 사이
어느 곳에 사는 지도 모르는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라면 하라는 대로
남이 하면 하는 대로
그렇게 사는 홀아비 아저씨처럼
소리 없이 서 있는 대미산
뒤에는 난폭한 형처럼
월악산이 버티고 있어
그 기세에 눌려 납작 엎드린다
겁에 질려 살며시 곁눈질 하니
앙칼진 황장산이
날카롭게 째려보고 있다
얼른 눈을 돌려 조심스레 앞을 보니
거긴 영악한 동생처럼 포암산이
눈을 똑바로 치뜨고 쳐다본다
얼른 눈을 감았다가 옆을 보니
새침하게 생긴 문수봉은
앞만 보고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누구 하나 알아주는 이 없고
누구 하나 동무하자는 이 없어도
이대로가 좋다는 대미산
주변 산들이 모두 당당해도
조용히 물러나서
커다란 배를 내어 밀고
우두커니 들녘을 내려다보고 있다
<육산과 바위산 - 대야산 벼랑에 서서>
부드러운 육산은 어머니 같다
거친 바위산은 아버지 같다
어머니의 자상함, 아버지의 엄격함
산은 그런 모습으로
찾아오는 사람들과 정을 나눈다
그리고 산은
흐트러지지 않은 꼿꼿한 자세로
찾아드는 사람들에게 당부를 한다
그대 바위벽에 매달려 서툰 솜씨로 머뭇거리면
어머니는 가슴을 조이고
아버지는 고함을 친다고
그대 정상에 서면
어머니는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아버지는 안도의 한숨을 몰아쉰다고
그리고 산은 이야기 한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다르다고
흙산과 바위산은 전혀 다르다고
그러므로 그 모두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산을 올라야 한다고
그리하여 바위산을 오르며 생각한다
아무래도 산을 바위산이라야 한다고
그리고 흙산을 오르며 생각을 한다
아무래도 산은 육산이어야 한다고
또 내려오며 생각을 한다
산은 정말 산이니까
육산이든 바위산이든
산은 본래의 모습으로 산이면 된다고
<덕유산>
늘 나에겐
어머니 치마폭의 내음처럼
그리움으로 다가서던 당신이기에
이처럼 찾아듭니다
향적봉 거기
당신의 얼굴처럼
내 뺨을 비볐습니다
못다 한 자식놈의 응석처럼
덕유평전 드넓은 가슴에
얼굴을 묻었습니다
한없이 그리운 나의 어머니
무룡산 그 풍만한 하얀 배
거기 내가 잉태된 곳이라서
참으로 편안하더이다
어머니
남덕유
거기서 태어났기에
참으로 자랑스럽습니다
어머니 내 어머니
육십령
당신의 발치에서 올려다보니
할미봉에
어머니 당신이
그렇게도 애태우시던 외할머니 계시니
당신을 모시듯
당신을 사랑하듯
할미봉을 쓰다듬었습니다
어머니
멀고도 먼
덕유산 100리 길을 이렇게 걸으면서
당신을 그리워했나이다
어머니 내 어머니
할머니와 함께 계시다기에
덕유산 그 언저리에서
이렇게 맴을 돌고 있습니다
<두로봉>
살만큼 살았으니
모난 곳도 무디어지고
일상도 무상하니
삶의 이치도 그렇단 말인가
그래서
눈자위에 눈물이 고이니 욕심도 사그라지고
주머니도 비었으니 손끝이 떨린다 말인가
알다가도 모를 일
마음 한 구석에 그늘이 드리울 때면
응석부리 손주가 귀엽고
쭈그러진 할멈이 불쌍해진다
그래서
부처님 앞에 머리 숙여
북대사 종소리에 귀 기울이고
붉은 노을에 얼굴 붉히며
새삼스럽게 수줍어한다
지는 해를 등지고
다시 살라면
두로봉 같으리라
갈 때 쯤 되어서야 그렇게 깨닫는단 말인가
예전에 미처 몰랐던
두로봉이 할아버지를 닮았고
내가 두로봉을 닮아간다는 걸
이제야 알겠으니
<백운봉-양평>
하늘을 찌를 듯
뾰족한데
흰 구름 치마로
허리 두르고
헌칠한 키 꼿꼿한 모습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함왕성 내력이 오래고
용문산 숨결이 거친데
그 앞에 우뚝 서서
양평 들녘 굽어보는 자세가 고고하다
普愚大師가 머물렀던 舍那寺에서
목탁소리 은은하게 들리면
건너편 양자산 너머로 해가 기울고
남한강 구비엔 황혼이 깃들어
산새들도 제 둥지 찾아가니
백운봉 산정에도 밤안개 드리우고
한낮의 기세도 숨죽이며
어둠 속으로 잦아드는 시간
길 잃은 나그네 갈 곳이 어디멘가
밤하늘에 별을 헤듯
달뜨는 허공에
님 그림자 쫓고 있다
<봉화산-남원>
자그마한 아가씨처럼
자그마한 강아지처럼
아무 꾸밈도 없고
넉살도 없고
으스댐도 없는
사람이 찾아오면
빙긋 웃음 한번으로 인사를 대신한다
분바르고 치장할 줄도 모르고
있는 모습 그대로
얌전히 손님을 맞는다
건너 지리산을 보고도 수줍은 듯
눈길 한번 안 주고
가만히 앞만 보고 있다
이웃에 빼어난 암릉이 있고
억새밭에 사람들이 들끓어도
더 있으란 말도 없이
조용히 고개 숙이며
가는 손님 그냥 보낸다
<산에 오르면>
산은 높을수록 좋다
오르느라 힘들고
숨이 턱에 닿지만
높다란 봉우리에 올라서면
나이를 잊고
직업도 잊고
계층도 계급도 없이
지식 나부랭이
거추장스런 이념들
모두 허망하게 흩어지고
몸뚱이만 남아서 헉헉댈 뿐이다
그리하여 산에 으르면 누구나 알몸이다
그래도 부끄러움을 모르고 함께 웃는다
산에 와서 잘난 척해봐야
비탈길 오를 땐 숨차고
있는 척해봐야
낭떠러지 위에 서면 오금이 절일뿐이다
산에 오르면
찬란했던 과거도
설움에 찌들었던 기억도
다 어디로 갔는지
짙푸른 저 숲속에
푸르른 저 하늘 저 빈 공간에
어제도 오늘도
내일마저도 떠내려간다
< 삼도봉 >
백두대간 한 줄기 밟아
진부령을 출발하여
강원도, 경상도, 충청도를 거치고
드디어 전라도 땅에 이르러 가슴 부푼데
삼도화합이란 웬 말이냐
백두대간 허리 부러지듯
언제부터 삼도가 갈라졌더란 말인가
단군왕검이 신단수 아래 신시를 베풀 때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가 어디 있었던가
한 핏줄 나누어 태어나서 무슨 화합인고
우리 아버지는 경상도
우리 어머니는 전라도
우리 마누라는 충청도 사람인데
나는 무엇이라 말인가
어머니 뱃속에서 태어날 때
거기가 어디인지도 모르고 태어나서
사람 구실 할 나이가 되니
별 소리를 다 듣는다
이 좁은 땅 덩어리에서
이렇게 못난 놈으로 이 땅에서 죽어가야 하는가
못난 이름으로 이 땅을 더럽혀야 하는가
저 화려한 ‘삼도화합탑’이 이슬에 젖고
삼도봉이 가슴을 치는구나
<소요산과 원효대사>
사랑인가 욕망인가
해탈인가 파계인가
인간의 한계는 어디쯤인가
요석공주를 남겨둔 채
허위허위 산천을 헤매다가
소요산에 숨어든 의미는
삶인가 정진인가
아 얇은 옷!
비에 젖은 아리따운 여체
그를 물리칠 수 있었음이
진실인가 위선인가
그래서 얻은 희열이 자재무애라
막힘이 없고 거침이 없음을
속인들이야 어찌 알랴만
그러나 그도
한 아이의 아비였고
한 여인의 지아비였으니
인간의 한계를 어디에 두었든가
얽매고 묶여서 헤어나지 못하는
아 속세의 고뇌여!
원효처럼 저지르고
원효처럼 벗어날 수 없으니
소요산이여, 백운대여,
나한대여, 의상대여
이 업보 어떻게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
<자병산>
마른하늘이 논바닥을 가를 땐
기우제를 지내고
드센 해풍이 천지를 뒤흔들 땐
들녘을 감싸주던 너
백두대간 한가운데 우뚝 솟아
힘찬 기운을 보이던 자병산아
너는 어디로 갔나
그 푸른 숲
그 아름답던 붉은 뼝대는
다 어디로 갔나
허연 속살을 드러낸 채
이리 헐리고 저리 뜯기고
흘러내린 창자마저 흔적 없어
뼈 속까지 드러났구나
살과 뼈가 갈가리 뜯겨
자갈이 되고, 가루가 되어
전봇대가 되고, 다리가 되고---
도시의 저 마천루가 되어
그 속에 너의 넋이
얼어붙어 있어
남은 건 꺼져 내린 슬픔뿐
그래서 너의 품속에 꿈을 키우던 소년도
오갈 데가 없어
저렇게 망연자실하고 있구나
<저항령>
대간 길 따라 오르려니
황철봉 너덜 앞에서
발걸음이 멈칫한다
입을 벌린 바위틈
저 아래가 천국일까 지옥일까
한숨 한번 쉬고 건너뛰니
하늘이 노랗다
진땀 흘리며 황철봉 내려서니
백두대간 잘록한 허리 펑퍼짐하게 넓어서
하루 밤 쉬어가도 되겠구나
신흥사 스님들이 문바위골로 올라와서 쉬었다 가던 곳
백담사 스님들이 길골로 올라와서 신흥사 스님들을 만나던 곳
그곳 저항령 한쪽에 고단한 몸 뉘어 눈을 감는다
불어오는 서북풍에 몸이 시리고
백두대간 눈길에 고달팠던가
숨소리 잦아들며 꿈속을 헤맨다
봄이면 구상나무 그늘에 얼레지가 머리를 빗고
초여름 덥다고 아우성일 때 핏빛 진달래가 고우며
한여름 더위라고 호들갑일 때면
청초한 산목련이 치마폭을 펼치는 곳
저항령의 사계절을 닮았는가
나그네 꿈속엔 봄도 없고 여름도 없이
늘 꽃잎만 가득하여라
<조침령>
밤하늘을 날던 지친 새가
나뭇가지에 걸터앉아 새벽을 맞는데
너무 깊은 골짜기
여기가 어디쯤인지 가늠하지 못한다
단목령 복암령이 저기 있고
높새바람에 황소가 날아간다는 쇠나드리
눈이 오면 설피 없이는 못산다는 설피밭
아침나절 밭갈이밖에 못한다는 아침가리
그 숨어든 오지에서
갈 곳을 몰라 헤매는 새들처럼
땀 냄새 풍기는 낯선 나그네
무거운 다리를 끌며
숲 속으로 들어간다
<팔공산>
동쪽엔 갓바위 부처님이 계시고
북쪽엔 군위 석굴암 삼존불이 계시며
서쪽엔 파계사 원통전에 관음보살이 계시고
남쪽엔 동화사 약사대불이 계시는 곳
고려의 개국공신 申崇謙 장군이
장렬한 최후를 맞이한 이 성스러운 땅
그 팔공산이 만신창이다
정수리는 뜯기어 철탑이 올라서고
목 줄기를 타고 케이블카가 올라와서 목을 죄는데
가슴팍은 할퀴고 찢기어 골프장이 들어서고
마디마디 골마다 음식점이 넘치니
나래 편 봉황이 날아갈 수가 없다
그래도 갓바위 부처님은 알리라
이 모두가 가진 자들의 횡포라는 것을
가진 것 없는 민초들은
가파른 돌계단 길 올라
부처님께 치성을 드리니
“어여쁜 우리 영감 무병장수케 해 주소서
귀여운 내 자식 부디 무탈하게 해 주소서”
어설픈 아낙들은 집안 걱정 먼저고
자신을 위한 소원은 빌 줄도 모른다
그래도 갓바위 부처님은 알리라
이 어설픈 아낙들이 가진 자들보다 더 진실하다는 것을
팔공산을 헐고
거기 제 영달을 심어도
갓바위 부처님은 알리라
그 건 재앙일 따름이라는 것을
<혼자 가는 산>
산은 떼 지어 몰려가기보다
혼자 가는 곳이다
산은
고독한 영혼을 받아들이고
아픈 상처를 만져주고
여윈 가슴을 포근히 감싸준다
그러므로 우울하고 답답하면
산으로 가는 거다
분하고 원통하면
높은 산으로 가는 거다
한이 맺히도록 아프고 그리우면
험한 산으로 가는 거다
바위를 넘고
절벽을 기어오르며
혼신의 힘으로 천길 벼랑에 매달려
죽을 고비 몇 번 넘기고 나면
아팠던 상처 아물어 갈 거다
그리하여 우리들
삭막한 가슴, 허물어진 육신으로나마
고갯마루에 올라서서
저 멀리 구름 밖에 하얀 얼굴이 떠오르면
혼자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 거다
<희양산>
얼굴 하얀 동승이 서 있다
“스님 계신가”
동승의 대답이 엉뚱하다
“희양산이 저기 있거늘
스님은 찾아 무얼 하려고요
사람이 부처요
부처가 사람이라 하지만
스님이 저 위대한 희양산만큼이야 하겠어요“
따는 동승의 말이 옳다
파란 하늘을 이고 서 있는
설백의 희양산 그 기백이
가늠할 수 없을 만큼 크거늘
그래서 그 아래 봉암사가 있고
9산선문의 희양산파가 거기 있었던 것이거늘
굳이 스님을 찾아 뭣 하리
봉암결사로 불교유신을 이루었고
그 명맥이 오늘에 전함이
위대한 희양산 그늘이거늘
감히 정면으로 쳐다보기도 어려워
살그머니 뒤편으로 돌아간다
깊은 산그늘 속에 숨겨진
은티마을을 찾아드니
지름티재로 올라가란다
천길 벼랑에 매달려
희양산 그 등에 대고 소리친다
나도 부처님 가까이 가고 싶다고
그래서 등 뒤에서나마
희양산을 오르고 있다고---
글쓴이 - 아미산
'그룹명 > 별과 詩가 있는 마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산에 대하여 -신경림 (0) | 2013.12.23 |
---|---|
[스크랩] 산에 대하여 -안도현 (0) | 2013.12.23 |
[스크랩] 12월의 기도 - 이해인 (0) | 2013.12.13 |
[스크랩] 중년의 가슴에 12월이 오면 (0) | 2013.12.05 |
[스크랩] 늦 여 름 (0) | 2013.08.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