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낭송 詩

[스크랩] 낯선 사람이 그리운 날이 있습니다 / 글, 낭송 김영민

산술 2011. 7. 21. 15:13

      낯선 사람이 그리운 날이 있습니다 글, 낭송 김영민 떠나가서 그리운 사람도 아니고 곁에 있어 다정한 사람도 아니고 전혀 생면부지 알지 못해 오히려 흉허물 감쌀 수 있는 그런 낯선 사람이 그리운 날이 있습니다 도무지 말 안 되고 얼토당토않지만 무어라 한마디 말 없어도 마주 앉든 나란히 앉든 같은 상상 같은 꿈에 바라보면 따뜻하고 애틋함이 묻어나는 그런 눈빛이 그리운 날이 있습니다 흐르는 시간은 제 갈길 가게 두고 서로 은밀한 비밀 털어놓아도 상관없이 김 피어올라 향기 짙은 차 한잔하고 헛헛한 가슴 채우는 술잔 비울 수 있는 그런 낯선 사람이 그리운 날이 있습니다 순간순간 침묵이 어색하게 하면 피식 실없이 웃음 한번 흘리고 또 다른 세상 하나 있었으면 하는 야무진 음모를 함께 꾸밀 수 있는 그런 낯선 사람이 그리운 날이 있습니다 군중 속에 외로움이니 고독이니 어설픈 수식어로 이유 붙이지 않아도 이제까지의 각자는 남김없이 망각하고 그저 공범이 되어 보듬고 도피처가 되는 그런 낯선 사람이 그리운 날이 있습니다.

                                                                                         볼륨을 알맞게 높혀 감상해 주세요. ^^;

출처 : 시인의 파라다이스
글쓴이 : 벤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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