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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인생이 걸어가고 걸어간길은

산술 2010. 11. 3. 17:37
人生이 걸어가고 걸어간 길은
 

 

언제나 연애시절이나 신혼 때와 같은
달콤한 맛을 바라고 있는 남녀에게
 
Sea house
 
우리 속담은 첫사랑 삼년은
개도 산다고 충고하고 있다
 
Before sunrise
 
사람의 사랑이
개의 사랑과 달라지는 것은
결국 삼년이 지나고 부터인데
우리의 속담은 기나긴 자기수행과 같은
그 과정을 절묘하게 표현한다
 
Santa Ana
 
열 살 줄은 멋 모르고 살고,
스무 줄은 아기자기하게 살고,
서른 줄은 눈 코 뜰 새 없이 살고,
마흔 줄은 서로 못 버려서 살고,
 
Moon over S?Aguia
 
쉰 줄은 서로가 가여워서 살고,
예순 줄은 서로 고마워서 살고,
일흔 줄은 등 긁어주는 맛에 산다
 
The beach and the moon
 
이렇게 철 모르는 시절부터
남녀가 맺어져 살아가는 인생길을
이처럼 명확하고 실감나게 표현할 수가 있을까?
 
Surreal
 
자식 기르느라 정신 없다가 육십에 들어서
지지고 볶으며 지내며 소 닭 보듯이,
닭 소 보듯이 지나쳐 버리기 일쑤이고
 
St. Francesc
 
서로가 웬수 같은데 어느날 머리칼이
희끗해진 걸 보니 불현 듯 가여워진다.
 
Sunrise
 
그리고 서로 굽은 등을 내보일 때쯤이면 철없고 무심했던
지난날을 용케 견디어준 서로가 눈물나게 고마워질 것이다
 
Moon on Costa Brava
 
이젠 지상에 머물 날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쭈글쭈글해진 살을 서로 긁어주고 있노라니
팽팽했던 피부로도 알 수 없었던
남녀의 사랑이기보다 평화로운 슬픔이랄까
 
Cap Roig
 
자비심이랄까 그런 것들에 가슴이
뭉클해지고 인생의 무상함을 안다..
 
Moon and rocks
 
육십 대는...어디를 향해서 붙잡는 이 하나도 없지만
무엇이 그리도 급해서 바람 부는 날이면 가슴 시리게
달려가고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미친듯이
가슴이 먼저 빗속의 어딘가를 향해서 간다.
 
Moon over S?Aguia III
 
나이가 들면 마음도 함께 늙어버리는 줄 알았는데
겨울의 스산한 바람에도 온몸엔 소름이 돋고
시간의 지배를 받는 육체는
그 시간을 이기지 못하고 늙어가지만
 
Costa Brava at night
 
시간을 초월한 내면의 정신은
새로운 가지처럼 어디론가로
새로운 외면의 세계를 향해서
자꾸자꾸 뻗어 오르고 싶어한다
 
Window to full moon
 
나이를 말하고 싶지 않은 나이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확인하고 싶지 않은 나이
체념도 포기도 안되는 나이.
 
Red Sunrise
 
피하에 축적되어 불룩 튀어나온 지방질과
머리 속에 정체되어 새로워지지 않는 낡은 지성은
 
Sunrise in Salpatx
 
나를 점점 더 무기력하게 하고
체념하자니 지나간 날이 너무 허망하고
포기하자니 내 남은 날이 싫다하네
 
Sa Boadella
 
하던 일 접어두고 무작정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것을 ...
하루 하루 시간이 흐를수록
삶에 대한 느낌은 더욱
진하게 가슴에 와 머무른다
 
Light of full moon
 
그래서...
나이를 먹으면 꿈을 먹고 산다나
추억을 먹고 산다지만 난 싫다.
솔직하게 말 하자면
난 받아들이고 싶지가 않다.
 
Sunrise in Sa Boadella
 
육십을 耳順의 나이라고 하던가
그것은
자신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거라고
젊은 날 내안의 파도를...
그 출렁거림을 잠재우고 싶었기에....
 
Full Moon
 
육십만 넘으면 더 이상의 감정의 소모 따위에
휘청 거리며 살지 않아도 되리라 믿었기에.
 
Sunrise on Sa Boadella
 
이제 오십, 그리고 육십도 넘어
한살 한 살 세월이 물들어가고 있다
도무지 빛깔도 형체도 알 수 없는
색깔로 나를 물들이고,
 
Night Salpatx
 
갈수록 내 안의 숨겨진 욕망의 파도는
더욱 거센 물살을 일으키고
처참히 부서져 깨어질 줄 알면서도
여전히 바람의 유혹엔 더 없이 무력하기만 한데..
 
Sa Boadella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도...
더없이 푸른 하늘도....
회색 빛 높이떠 흘러가는 쪽빛 구름도
 
Sunrise in Salpatx II
 
오십대를 지나 이제서야
어떤 유혹에든 가장 약한 나이가
육십대임을 이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Moon over S?Aguia II
 
창가에 투명하게 비치는 햇살도
바람을 타고 흘러 들어오는
코 끝의 라일락 향기도
그 모두가 다 내 품어야 할 유혹임을...
 
Moon light
 
끝 없는 내 마음의 반란임을 창가에 서서
홀로 즐겨 마시던 커피도 이젠 누군가를
필요로 하면서 같이 마시고 싶고....
 
L?Escala
 
늘 즐겨 듣던 음악도 그 누군가와
함께 듣고 싶어진다
사람이 그리워지고 사람이 만나고픈..
그런 나이임을 솔직히 인정하고 싶다
 
Lloret de Mar
 
사소한 것 까지도 그리움이 되어 버리고
아쉬움이 되어 버리는 것 결코 어떤 것에도
만족과 머무름으로 남을 수 없는 것이
슬픔으로 남는 나이가 아닌가 싶다.
 
Despertando
 
이제 나는 꿈을 먹고 사는게 아니라
꿈을 만들면서 사랑을 그리워하면서
 
The sea and the moon
 
사는 게 아니라 내 진심으로 사랑을 하면서
멋을 낼 수 있는 그런 나이로
진정 육십대를 보내고 싶다.
 
Antorcha
 
육십대란 흔들리는 바람이고
끝없이 뻗어 오르는 가지이다......
이젠 喜怒愛樂의 경지에서도 벗어날 수 있고
 
The sun
 
그리고 인생에 막힘이 없는 나이이다
지금이 정녕 "人生의 黃金期이다."
 
Storm over Mordor !!

 

 

좋은 글 중에서

출처 : 나물먹고 물마시고
글쓴이 : 곳곳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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