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法頂)스님(속명 박재철) 세수 78세, 법랍 54세.
스님은 1932년 전남 해남군에서 태어나 전남대 상대 3년을 수료한 뒤 24세 때인 1956년 경남 통영시 미래사에서 효봉(曉峰) 스님을 만나 출가했으며 1959년 통도사 금강계단에서 자운(慈雲)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받았다.
5대 총림의 하나인 전남 순천시 송광사 조계총림의 문을 연 구산 스님, 송광사 회주인 법흥 스님, 환속한 시인 고은 씨 등과 사형사제 간이다.
경남 합천 해인사, 경남 하동군 쌍계사, 송광사 등의 선원에서 수선안거(修禪安居)했다.
불교신문 편집국장과 송광사 수련원장 등 종단 소임을 몇 차례 맞았을 뿐이며, 수행자로서의 본분에 충실했다.
1994~2003년 시민모임 '맑고 향기롭게' 회주와 1996~2003년 서울 성북구 길상사 회주를 지냈다.
스님은 1975년 10월부터는 17년간은 송광사 뒷산에 불일암을 짓고 홀로 살았으며 불일암 시절 초반인 1976년 4월 대표적인 산문집 '무소유'를 출간한 이후 불교적 가르침을 담은 산문집을 잇따라 내면서 대중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스님은 1992년부터는 강원도 산골 오두막에서 지내면서 외부인과의 접촉을 잘하지 않았지만 1996년 성북동의 요정 대원각을 기부받아 1997년 길상사를 개원한 후에는 정기적으로 대중법문을 들려줬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무소유', '영혼의 모음', '서 있는 사람들', '말과 침묵', '산방한담', '텅빈 충만', '물소리 바람소리', '버리고 떠나기', '인도 기행',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그물에 걸지 않는 바람처럼', '산에는 꽃이 피네', '오두막 편지' 등이 있다.
번역서로는 '깨달음의 거울(禪家龜鑑)', '진리의 말씀(法句經)', '불타 석가모니', '숫타니파타', 因緣이야기', '신역 화엄경',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스승을 찾아서' 등이 있다.
특히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가 선택한 맑은 가난은 부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한 것이다"라는 말은 스님이 설파하던 '무소유'의 정신을 압축한다.
1997년 길상사 창건 당시 "길상사가 가난한 절이 되었으면 합니다"로 시작하는 창건 법문도 이러한 무소유 정신과 맞물려 널리 회자됐다.
그런가 하면 말년인 지난 2008년 낸 산문집 '아름다운 마무리'에서는 "아름다운 마무리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며 마지막 모습까지 귀감이 되기도 했다.
故 법정스님
삼가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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