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별과 詩가 있는 마을

[스크랩] 사랑도 나무처럼 / 이해인

산술 2010. 7. 27. 17:12

 

 

 

 

 

 

 

사랑도 나무처럼 / 이해인 

사랑도 나무처럼
사계절을 타는 것일까

물오른 설레임이 연둣빛 새싹으로
가슴에 돋아나는 희망의 봄이 있고

태양을 머리에 인 잎새들이
마음껏 쏟아내는 언어들로
누구나 초록의 시인이 되는
눈부신 여름이 있고

열매 하나 얻기 위해
모두를 버리는 아픔으로
눈물겹게 아름다운
충만의 가을이 있고

눈 속에 발을 묻고
홀로 서서 침묵하며 기다리는
인고(忍苦)의 겨울이 있네

사랑도 나무처럼 그런 것일까

다른 이에겐 들키고 싶지 않은
그리움의 무게를
바람에 실어 보내며
오늘도 태연한 척 눈을 감는
나무여 사랑이여 

 

 

 

 

 

 

 

 

 

 

 

 

 

 

 

 

출처 : 광주 원산우회(元山友會)
글쓴이 : 비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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